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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인모 바이올린 리사이틀 "현의 유전학" 2021.03.13 @예당 콘서트홀

Eunice_t-story 2021. 3. 13. 21:59

블로그 기록을 보니 파가니니 카프리스 전곡 연주했던 게 2018년이었다.

인모니니는 그 때로부터 지금 굉장히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인기도 더 생긴 거 같음.

어쩌면 원래부터 인기가 많았던 걸 수도 있다.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공연하고 여성팬들한테 둘러싸인 인모니니를 봤던 게 몇 년 전이었으니 ㅎㅎ

 

그러고 보면 내가 인모니니 공연을 꽤 댕겼다. 물론 놓친 공연도 많긴 하지만 내 생각보다 꽤 댕겼네...

 

대망의 예당 콘싸트홀 리사이틀! 

 

두번째 노란 딱지 앨범을 프로그램 판매대에서 같이 판매하고 있었다. 게다가 무려 싸인 버전!

나 같은 늙은이는 싸인회 줄 서는 거 못 해서 매번 포기하는데 이렇게라도 싸인을 받게 됐다.

사실 CD를 안 사고 첨엔 프로그램만 샀는데 사람들이 사는 거 쳐다보다보니 포스터도 사은품으로 따라오고 하길래

덩달아 나도 ㅋㅋㅋ

 

솔직히 요자리 예매해놓고 너무 먼 거 아닐까 싶어 예매대기까지 신청해놨었는데 공연 날짜 다가오니 자동 취소됐다.

그래서 자리가 되게 멀텐데... 라고 생각하며 가봤더니 별로 멀다는 느낌이 안 들더라. 요자리도 괜찮았음.

특히나 코로나 때문에 한칸 띄워 앉으니까 진짜 너무너무 쾌적한 거다.

앞으로 그냥 이런 시스템으로 정착되면 월뭬나 좋을꼬... 이렇게 한칸씩 띄워서 널찍허니 앉다가

코로나 끝나고 또 다닥다닥 붙어 앉으면 너무 깝깝할 듯.

게다가 옆에 여자 아니고 등치 큰 남자라도 앉으면 진짜 더 깝깝.

 

내 자리에서 무대를 봤을 때 딱 요런 느낌이었다.

 

역시 젊은 게 좋쿠나 싶었다 ㅋㅋㅋ 힘이 남아 돌 나이야, 인모니니 ㅋㅋㅋ

아직 서른도 안 된 20대 젊은 연주자들의 에너지가 좋아 보인다.

 

젊은 이십대 인모니니는 에너지가 넘쳤는지 오늘 프로그램에 적힌 곡들 외에도 소품 2곡을 더 연주했다.

피아졸라의 스승 나디아 블랑제의 여동생 릴리 블랑제의 곡 소품 2곡을 연주했다. 요절했다고 함.

인모니니는 마이크 들고 나와서 얘기하는 걸 즐기는 거 같다. 전에 어떤 공연에서도 그랬었음 ㅋㅋ

어쨋든 올해가 피아졸라 100살 생일이라 피아졸라 연주를 자주 듣게 되네...

인모니니가 2곡 더할 거라는 얘기하면서 로비에서 자기 앨범 사라면서

'로비에서 싸게 모시고 있다'고 ㅋㅋㅋ 

 

치간느 하러 나올 때 요 2곡을 하고 바로 이어서 치간느.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에서 고소현 양이 앞부분 쪼끔 연주하는 거 들어보고 유툽에서 미도리 연주를 들어봤었다.

인모니니 라이브로 들으니 너무 좋았음. 인모니니 요즘 헤어스탈이 사라사테 같아짐 ㅎㅎ

단정한 헤어도 좋지만 장발을 하니까 뭔가 더 자유로운 영혼 같은 느낌이 풍긴다.

 

인터미션 때 안내직원이 뭔 팻말 같은 걸 들고 걸어다니길래 뭔가 하고 지나갈 때 읽어봤더니,

환호성 내지 말고 박수만 치라는 거였다. 마스크를 꼈는데도 입 벌리지 말라는 거였음.

그래서인지 2부 공연 때는 환호성이 좀 줄어드는 거 같았지만 역시 인모니니의 연주를 듣고 박수만 칠 수는 없었는지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져 나올 수 밖에 없었다는 ㅋㅋㅋ

치간느 연주 후에는 몇몇 관객이 기립박수도 쳤다. 나도 기립하고 싶었지만 늙은이라 그저 마음만 ㅋㅋㅋ

 

앵콜은 2곡이었다. 

1. 윌리엄 볼콤 / 우아한 유령 - 공연 가기 전에 유툽에서 인모니니가 연주하는 거 들었는데 너무 좋더라.

아마 인스타에서 앵콜을 신청곡으로 받았었나보다(요즘 인스타를 너무 안 들어갔었네...). 그 중 제비뽑기로 뽑았다고 ㅋㅋㅋ

2. 드뷔시 / 아름다운 저녁 - 이 곡은 내가 관람했던 이전 인모니니 공연에서도 인모니니가 앵콜로 연주했던 곡. 그 때 앵콜 곡으로 첨 듣고 집에 와서 찾아봤고, 최근에 나는 쉬운 버전 악보로 직접 그어보기까지 했다.

역쉬 인모니니처럼 연주해야 하는데... 인모니니의 이 곡 연주는 너무 아름답다.

 

이리하여 인모니니 앨범을 2개나 갖게 돼얐음.

 

커튼 콜 때 피아니스트와 함께 마치 아이도르 팬미 때 무대에서 아이도르가 팬들 배경으로 사진 찍듯이 자기 폰으로 관객석을 등지고 셀카를 찍었다 ㅋㅋㅋ 인모니니 역시 요즘 젊은이 다워 ㅋㅋㅋ

 

다른 젊은 연주자들에게서는 잘 볼 수 없는 그 나이 또래의 순수함, 천진난만함 그런 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