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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ur Rós live in Seoul, May 19, 2013

Eunice_t-story 2013. 5. 20. 12:38
드디어 어제 역사적인 공연을 봤다. 내가 죽기 전에 봐야 할 밴드 리스트에 있었던 밴드.
이제 Depeche Mode만 보면 ㅋㅋㅋ 공연장소는 올림픽 공원 내 체조경기장. 이전에도 몇 번 가봤지만 
갈 때마다 항상 새로운 듯이 느껴지는 나의 방향감각... 그래도 이번엔 별로 헤매지 않고 잘 찾아간 편이다.
올림픽공원역에 내려서 출구를 빠져 나갈 때가 아마 공연 시작 30분 전쯤이었는데
이전에도 이 동네로 공연을 보러 왔었지만 이렇게 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는 광경은 처음 본 거 같다.
역시나 이번에도 외쿡인들이 많았다.  참 신기한 게, 한글을 모두 잘 읽나... 
어찌그리 공연 정보는 잘 알아가지고들 찾아오는지...
스탠딩은 손목 팔찌를 받는 듯 했고 난 좌석이라 표 보여주고 그냥 들어갔다.
스탠딩은 구역이 따로 나눠져 있었던 것인지 그냥 한 통이었는지 모르겠으나 스탠딩에도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공연장 안에 들어설 때 흘러 나오던 음악은 
마치 우주여행을 떠날 우주선 안에서 이륙하기 전 탑승하는 승객들을 위한 기내 음악 같았음 ㅎㅎㅎ 
(마치 우주 여행 다녀 본 사람 모냥 이런 생각이 ㅋㅋㅋ)
불이 꺼지고 공연이 시작되자 스탠딩석에선 일제히 핸폰 라이트가 ㅋㅋㅋ
이것도 마치 무대 조명의 일부처럼 보였다 ㅋㅋㅋ 사진 촬영 안 되는 줄 알았는데 나도 살짝 살짝 찍었다.
욘시의 활켜기를 멀리서나마 생으로 볼 수 있었다니 꿈만 같았다.
물론 몇 년 전 욘시 단공을 갔었지만 (그 땐 공연장이 더 작아서 더 가까이서 봤다),
그 때도 사실 시규어 로스로 내한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역시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근데 어제 공연에선 팬클럽에서 아무 것도 안 했다. 난 팬클럽 회원은 아니지만 뭔가 기대했었는데...
욘시 공연 때 종이 비행기 참 이뻤는데... 무대 디자인은 역시나 시규어 로스 답게 매우 아티스틱했다. 
더 가까이서 봤다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도 남지만 너무 앞에 섰었다면 금방 지치고 귀도 좀 아팠을 듯.
내가 모과이 공연 때도 귀가 좀 아팠는데 이번 시규어 로스 공연도 모과이 만큼은 아니지만 
음향이 아주 컸던 거 같다.

그리고 공연 도중에 사람들이 자꾸 좌석 쪽으로 왔다갔다 해서 이 사람들이 왜 이러나 좀 짜증이 났었는데
기사를 읽어보니 스탠딩 관객들이 귀가 아파서 좌석으로 왔다갔다 한 거였더라. 
어쨋든 죽기 전에 시규어 로스를 최소한 한 번은 봤으니 소원성취했다 ㅋㅋㅋ
공연 시작부터 끝까지 나는 체조경기장 이라는 우주선 안에 다른 수천명 관객들과 함께 탑승해서 
우주 여행을 몇 시간 갔다가 지구에 무사히 착륙한 그런 기분이랄까...ㅎㅎㅎ
진짜 거대한 우주선 안에 수천명의 사람들과 함께 탑승해서 
우주로 부웅~ 날아 올라서 공연을 본 듯한 그런 느낌이었다.
촬영해도 되는 거 같아서 비디오를 아이폰으로 몇 개 찍어보긴 했는데  건질만 한 건 별로 없다, 원거리 동영상이라...-_-

<원거리 즈질 영상 1>Svefn g englar

:') 전주만 들어도 소름 쫘아악~ 눈이 촉촉해지는

<원거리 즈질 영상 2>Hoppipolla

일명 Money Song ㅋㅋㅋ 내가 시규어 로스를 알기 훨씬 전에 James McAvoy 때문에 봤던 영화 Penelope에 나왔던 곡.
그러고 보면<바닐라 스카이>에도 시규어 로스 곡이 삽입됐었는데 그 때도 난 시규어 로스를 몰랐다.
뒤늦게라도 시규어 로스와 동시대에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되어 무한 영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