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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타 안티콰 서울이 전하는 바로크 음악 이야기 - 5월 19일 (화) 예당 IBK홀

Eunice_t-story 2015. 5. 20. 11:16


그동안 클래식 공연을 많이 본 것도 아니지만 이번 공연이 특히 기대됐던 건 바로 

바로크 악기로 연주하는 바로크 음악이란 점.
유툽 영상에서 그동안 바로크 악기로, 바로크 스타일의 연주자 배치(?)로 연주하는 모습은 보긴 했었다. 

하지만 생눈으로 이번에 첨 봤다.
(관련글: 바로크 악기 vs 모던 악기: 링크수정요)



역시 그동안 유툽 영상으로 봤던 바로크 스타일의 배치. 첼로, 쳄발로(합시코드), 더블베이스를 제외한 

모든 연주자가 서서 연주했다.

쳄발로는 참 이뻤다. 새빨간색의 쳄발로.
1부에 연주자들이 무대로 등장한 순간부터 나는 바로크 악기들을 눈으로 마구 스캔 ㅋㅋㅋ 
어깨받침, 턱받침이 없는 바로크 바욜린들, 바로크 활, 엔드핀이 없는 바로크 첼로 그리고 쳄발로.
쳄발로는 아마도 피아노와 검은 건반, 흰 건반이 반대겠지? 쳄발로 놓인 위치 때문에 건반을 볼 순 없었다.
연주자들이 무대로 다 나오고 연주가 시작되나 했더니 갑자기 더블베이스 님이 멘트를 시작하시는데 
쳄발로 상태가 안 좋아서 튜닝을 해야 한다고.
역시 예민한 악기인갑다. 튜닝을 하는 동안 연주단원들 두 분(첼로와 비올라 남자 분)과 짤막 인터뷰까지 ㅋㅋㅋ
이 공연은 바로 이 팀의 10주년을 기념하는 연주였다. 아마 그래서 감회가 새로웠을 듯.
쳄발로 튜닝 후 바로 연주 시작. 와.... 바로크 연주를 이렇게 생으로 들은 건 이번이 처음인데 참 좋았다. 
특히 1부에서는 바로크 악기로 연주해서 눈과 귀가 즐거웠다. 2부에서는 모던 악기로 연주. 이 점이 좀 아쉬웠다. 
1부 프로그램에서는 스즈키 4권의 그 유명한, 바욜생들은 다 거치는 바로 그 곡, 
<지하철 환승곡>이 연주됐다 ㅋㅋㅋㅋ 아마 연주자 분들도 다 알지 않을까?? ㅋㅋㅋ 
아님 그 분들은 배운 지 넘 오래 돼서 그 별칭을 모르실 수도 ㅋㅋㅋ


<지하철 환승곡>의 정확한 곡명은 바로 프로그램 1부에서 두번째 곡. 

나는 2악장 라르고는 안 배웠고 1악장, 3악장만 배웠다.
들으면서 '아~ 이렇게 연주해야 되는 건데 나는....-_-' 하는 생각을 했다는 ㅋㅋㅋ
바로크 음악이니 이렇게 연주해야 하는데 난 배울 때 느려 터지게 하면서도 엄청 버벅댔다는 ㅋㅋㅋ
그동안 내가 봤던 몇 개 안 되는 클래식 공연에서 접할 수 없었던 구성의 

바로크 음악들로만 채워진 프로그램이 참 맘에 든다. 
트럼펫 듀오, 리코더, 바순 같은 악기 연주는 그동안 접하지 못했었는데 이번에 첨으로 연주를 들었다. 
특히 리코더는 새 한 마리가 지저귀는 듯한 아름다운 소리를 냈다. 
템포가 엄청나게 빠른 멜로디도 술술 넘어가는 연주를 보면서 엄청 부럽더라. 

나 같이 게으르고 실력 없는 아마 취미생은 꿈이나 꿀 수 있는 경지. 
앵콜은 딱 한 곡 했는데 비발디 사계 여름 3악장. 완전 광속! O_O 물론 나는 이번에도 앵콜곡을 녹음했다 ㅋㅋ 

혼자 들으려고 ㅋㅋ
사실 그동안 앵콜곡을 녹음했던 이유가 항상 모르는 곡이 나와서 곡명 검색하려고 녹음했었는데 

이번엔 아는 곡이 앵콜곡이었다^^
바로크 악기와 모던 악기를 각각 따로 한번씩 들었다면 아마 나 같은 막귀는 전혀 구분 못했을 거다. 

두 악기를 연달아서 들으니까 좀 비교가 됐다.
바로크 악기 보다 모던 악기 소리가 더 따뜻하고 부드럽게 들렸다. 
게다가 바로크 음악은 악기 연주도 그렇고 성악 연주도 그렇고 비브라토를 많이 자제하는 연주. 
전에 어느 외쿡인의 유툽 영상에 대한 댓글이 완전 딱이었음. 

'비브라토가 많으면 그게 어디 바로크냐, 모짜르트지!' 했던 ㅋㅋ 증말 적절한 표현 ㅋㅋ
어쨋든 바욜린 연주자들도 비브라토가 굉장히 절제된 연주였다. 

바로 그런 게 바로크 스타일 연주의 구성요소 중 하나일 듯.
매우 흥미롭고 유익한 공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