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갈 거리에 있는 공연장 덕분에 편하게 다녀왔다.
첨에 유중 갔을 때 솔직히 또 가게 될까 싶었는데 역시 가까우니 그래도 벌써 두 번이나 갔네 ㅋㅋ
처음 유중에 갔을 때 앞에서 카메라 촬영하시는 분이 하도 자리를 왔다갔다 하셔서
대체 내가 왜 객석에 앉아 있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는데
이번 공연에는 카메라 위치를 옮기지 않아서 처음 앉았던 자리에 앉아서 잘 봤다.
권혁주 씨 연주는 첨 들어본다. 악기 소리가 저음은 마치 첼로처럼 울림이 엄청 나면서
고음은 굉장히 카랑카랑 가늘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나는 막귀라 내 귀가 정확한 건지도 잘 모르겠음 ㅋㅋㅋㅋ
아무래도 클래식 공연이라 연주자가 무대에서 마이크 들고 얘기를 할 거라곤 예상 못했는데
친절한 권혁주 씨는 각 곡에 대해서 설명도 하고 자신과 곡들의 인연 등등 얘기를 했다.
얘기를 많이 했던 이유 중 하나는 곡 끝나고 팔 휴식 ㅋㅋㅋ
신동으로 어린 시절부터 연주했던 곡들로 콩쿨 때 연주했던 곡들 위주로 프로그램을 짰던 것 같다.
아, 마지막곡 지고이네르바이젠만 제외. 참 뜻밖이었다. 이 곡을 연주하기 시작한 게 비교적 얼마 안 되었다고 했다.
전공자들, 공연을 하는 연주자들은 누구나 한번쯤은 연주를 해봤을 거라 생각했고
전공자들은 어린 시절부터 바욜린을 시작했을 테니까
이미 어린 시절에 이 곡은 배웠을 줄 알았는데 다 커서 연주를 처음 해봤다고 했다.
너무 유명하고 인기 있는 곡이라 오히려 정이 안 가서 안 했던 이 곡을 막상 연주해보니 본인도 좋아하게 돼서
요즘은 굉장히 자주 연주하는 곡이 됐다고 ㅎㅎ
연주가 다 좋았지만 특히 라벨의 소나타 연주는 진짜 좋았음.
조슈아 벨 버전으로 음원을 갖고 있어서 가끔 듣는 곡인데
라이브 연주로 듣는 맛은 음원으로 들었을 때의 느낌과는 비교가 안 되는 감동이었다. 브라보!!
프로그램이 다 끝나고도 관객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는데 권혁주 씨는 시간이 없어
반주자와 앵콜까지 맞춰보진 못했다고 하면서
앵콜로 따로 준비한 곡이 없다고 했다 ㅋㅋㅋ 관객들에게 신청곡을 받은 권혁주 씨 ㅋㅋㅋ
반주가 없는 상태에서 앵콜을 해야 하니까 이자이, 바흐, 파가니니 쪽 앵콜을 받겠다고 ㅋㅋㅋ
앵콜 #1 - Bach: Sonata No.1 In G Minor BWV 1001 - 1. Adagio
앵콜 #2 - Paganini Caprices Op.1 No.1 in In E major: "The Arpeggio"
얼마 전에 파가니니 전곡 연주를 했다고 페북에서 얼핏 본 거 같은데 진짜 대단하다.
첫곡 모짤트는 95년에 처음 연주했다고 했던가...? 그러니까 이미 어릴 때 연주했던 곡.
라벨 소나타는 콩쿨 때 많이 연주했었다고 했고...
모짤트 연주가 끝나고 마이크를 잡으면서 관객들에게 '저녁시간이 아니고 오후라 졸리시죠?'라면서
'저도 아직 제정신이 아니다'고 했는데
제정신 아닌 상태에서도 그렇게 연주를 잘하면 제정신일 땐 대체 얼마나 더 잘한다는 얘기야 ㅋㅋㅋ
앞으로 공연 두 개 더 볼 건데 기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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