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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미야자키 하야오를 만나다 12월 6일(토) 예술의 전당 IBK홀

Eunice_t-story 2014. 12. 7. 00:47


아마도 이 공연이 내가 최초로 관람한 실내악 공연이다. 
오케, 독주회, 합창(부모님 합창단 하실 때 꽁짜로 ㅋㅋㅋ) 공연은 몇 번 가봤지만 
막상 실내악 공연은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었다.
사실 나는 하루키 책을 읽은 적도 없고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광팬도 아니다. 스튜디오 지브리 전시회는 봤다. 
아, 그리고 센과 치히로 어쩌구 하는 애니도 보긴 했는데 딱히 되게 감동 받거나 그랬던 기억은 읍다는...
그럼에도 이 공연을 갔던 이유는 실내악 공연이 보고 싶어서 ㅎㅎ
보고 난 소감은 와.... 다들 연주도 참 잘 하시지만 실내악이 요런 매력이 있구나 하는 걸 느끼고 왔다.
오케는 웅장하고 스케일이 커서 감동이고 실내악은 악기 하나하나의 소리가 더 잘 들리면서도 
혼자가 아니라서 풍성한 느낌...?  그리고 서로 보면서 소리를 맞춰가며 연주하는 모습도 보기 좋다. 
다음에도 실내악 공연들 볼만 한 게 있으면 보러 가야겠다.
1부와 2부로 나뉘어서 지휘자(요즘 뜨고 계시는 ㅋㅋ)의 설명을 들으면서 공연을 보니까 더 이해도 잘 됐고, 
몰랐던 사실도 알게 됐고 유익했음.
1부는 하루키 소설에 등장하는 클래식 음악들, 2부는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OST곡들을 연주했다. 
그리고 마지막 곡은 하루키와 하야오에 모두 해당되는 곡으로 차이코프스키의 '플로렌스의 추억'을 연주했다.
뒤에 있는 스크린에 설명이 나오던데 나는 연주자들 쳐다 보느라 제대로 못 봤음 ㅋㅋ
하루키는 서양문학의 영향을 받았고 하야오는 유럽문화의 영향을 받았고... 
거기까지 보다가 연주자들 보다가 다시 스크린 보니까 차이코프스키의 플로렌스의 추억이라고 뙇 ㅋㅋㅋ 
중간 내용 안 봐서 모름 ㅋㅋㅋ 어쨋든 클래식 문외한인 나로서는 한 곡씩 새로 듣게 되는 곡들이 생겨서 좋다. 
클래식 공연들을 자꾸 다니다보니 현악 연주를 라이브로 듣는 게 얼마나 듣기 좋은가 새삼 느낀다.
앵콜곡으로는 연주한 곡들 중 반응이 가장 좋았던 라퓨타 OST 곡을 연주했다. 
관객 대부분이 하루키 책과 스튜디오 지브리 애니에 친숙한 사람들이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나도 그랬다면 더 좋았겠지만
나는 연주 자체만으로도 너무 좋았다. 애니를 몰라도, 책을 몰라도 아름다운 음악이었다.




1부에서 들었던 슈만의 피아노 4중주 Op.47 3악장



1부 마지막곡이었던 베토벤의 현악 4중주 16번 F장조, Op.135 3악장



2부 마지막곡 하루키와 하야오의 공통분모 차이코프스키의 플로렌스의 추억. 
그러고보니 연주 순서가 쫌 바뀌었던 거 같고 이 곡은 프로그램엔 없지만 연주. 

공연은 피아노 5중주로 들었는데... 원래는 현악 6중주 곡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