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s+Design

다니엘 아샴 SEOUL 3024

Eunice_t-story 2024. 10. 8. 14:21

천년 후 한국 유물 발견 컨셉인 듯.
이 아티스트를 알게 된 건 비교적 최근(몇년 전)인데 전시회를 한다길래 호기심에 가 봄.

내가 현대미술 전시도 가보고 참, 많이 발전했다 ㅋㅋ 벌써 최근에 뱅크시도 갔었고 이번엔 아샴.

고전, 근대 회화 위주로 좋아하는 사람인데 내 딴에는 다양성을 추구하는 중.

물론 그래도 아직은 아름답고 잘 그린 그림들 보는 게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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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는 대충 어떤 컨셉으로 작업하는지는 알고 갔었지만
도슨트 설명 들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훨씬 더 많다.
색맹이라는 점, 건축과 디자인을 전공했다는 점.

그리고 내가 전시회를 보면서 발견한 거는 이 사람, 그림 잘 그린다.

현대미술가라는 사람들은 그림 실력보다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기발해야 더욱 성공하는 경우가 많은 거 같아서

그림 실력을 드러낼 기회가 그리 많지 않을 거다. 그림을 잘 그리더라도 말이다.

아샴은 드로잉 실력 인정. 그래서 리스펙.

 

내가 종이 티켓 발권 받아서 들어갔을 때 전시장 입구 쪽에서 도슨트가 이제 막 설명을 시작했던 거 같았다.

도슨트 일행 따라서 쭈욱 한 번 설명 듣고 난 후에 다시 첨부터 찬찬히 보면서 사진촬영.

플래시 없이 사진촬영 가능. 전시회장 내에 왠 흰 가운 입은 사람들이 있어서 뭔가 했더니 전시회 스탭들이었음 ㅎㅎ

나중에 도슨트 설명을 들었는데, 아샴이 자기 작업실에서 다른 스탭들과 함께 흰 가운을 입고 작업한다고 함.

 

 

방학이 지났고 월욜이라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서 너무 좋았다. 전시회장은 꽤 넓었다. 아마 사람이 별로 없어서 더 그렇게 느껴졌을 수도 있고.

 

고대 비너스상이 3024년까지 이 정도로 남아 있었다면 꽤 보존이 잘 된 편이다 ㅋㅋㅋ

조각상 속에 박힌 수정들은 그만큼 오랜 시간이 지났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도슨트가 설명.

수정은 하루아침에 뚝딱 생기는 게 아니라 굉장히 오랜 시간에 걸쳐 생성된다고 함.

그래서 작가는 시간이 많이 흐른 것을 표현하기 위해 수정을 사용했다고.

 

그림의 컬러도 과거 회상씬에서 씌운 필터 컬러처럼 그런 컬러를 사용했다고.

도슨트 설명과 함께 작품들을 쭈욱 감상하면서 나 디자인 대학원 댕기던 시절이 떠올랐다.

컨셉을 가지고 과제를 풀어나가던 그 시절. 뭔가 되게 내겐 익숙한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도 이런 스타일의 아이디어와 컨셉을 만들어내서 그걸 바탕으로 디자인을 해내고

그런 스타일의 과제가 대부분이었다. 물론 스케일이나 창의성 면에서는 아샴과 비교도 안 되겠지만 ㅋㅋㅋ

 

이유 없는 선택과 결정은 없는 그런 결과물.

대학원 때 과제 하면서 과정을 학급에 소개하고 설명해야 했기 때문에 이유없이 '그냥'이라는 건 있을 수가 없었던 거 같다.

 

스케일은 엄청나게 다르지만 마치 디자인과 졸작 전시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ㅋㅋ

 

유물발굴 현장으로 들어가는 입구.

 

3024년에 발견된 유물들이라는 컨셉. 

 

호텔 가서 호텔 방에 있는 메모지에 그린 그림들. 다들 엄청 비싼 호텔들이라고 함.

유명해진 다음에야 가치를 발하는 드로잉들이 아닐까...  이 작가가 참 똑똑한 점이 바로 그런 점인 거 같다.

럭셔리 브랜드나 호텔들과의 콜라보. 진짜 머리 잘 쓴다.

 

이렇게 슥슥 그린 거 같은데 잘 그리는 사람들 보면 너무 부럽다. 정말 타고난 드로잉 실력.

 

아샴의 작업실을 재현해놓은 공간. 럭셔리하네, 작업실도 ㅋㅋ

 

아샴과 작업실 직원들의 복장. 요렇다고 함.

 

온갖 럭셔리 브랜드와 콜라보를 했으니 얼마나 부자가 됐을까 말이다. 요즘 시대에 정말 똑똑한 예술가.

 

전시장  안에 아샴이 참여한 아샴의 영상? 영화 시리즈? 뭐 그런 게 있었다. 전시장 다 둘러본 다음에 안에 들어가서 봤다.

제임스 프랑코와 줄리엣 루이스 같이 얼굴 알려진 배우들도 출연했었고, 아샴 본인도 출연했었다.

짤막한 영상들이 주욱 이어지는데 너무 길어져서 다 보지 못하고 대충 보고 나옴.

전시회 끝 부분에는 미디어 아트 같은 공간이 있었다. 난 사실 미디어 아트는 그닥 좋아하진 않는다.

예전에 반고흐 미디어아트를 보긴 했지만 사실 원화 보는 게 더 감동이다.

근데 도슨트 말에 의하면 앞으로 미디어 아트 산업이 더욱 성장할 것 같다고...

요즘 세대들은 그런 게 더 좋은가보다.

 

어쨌든 아샴은 일단 드로잉 잘 해서 리스펙이다.

자신이 가진 아이디어도 참신했지만 그걸 이렇게까지 실현해내는 능력도 참 대단하다.

돈이 되는 포인트를 잘 아는 거 같다. 역시 부자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님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