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olin Diary

연습: 스즈키 7권 바흐 BWV 1041 - 1악장 (feat. 메탈 약음기)

Eunice_t-story 2018. 6. 28. 15:34



이 곡을 약 3주 정도 연습한 거 같다. 이거 하면서 중간에 비발디 사계 여름 3악장 연습도 같이 시작했는데,

아무래도 연습하던 곡 위주로 더 연습을 하게 되더라. 비발디는 거의 뒷전... 그래도 그어 보는 건 이미 시작한 상태.


그러고 보니 차르다시도 다시 해보고 싶네. 다시 해보고 싶은 곡들 천지... 혼자 연습하면서 새로운 곡 할 필요도 별로 없는 것이,

그동안 레슨 받으면서 진도 나갔던 곡들 중에도 좋은 곡들이 꽤 있고 그 곡들이라도 잘하면 좋겠단 생각이 든다.

굳이 거창한 목표 같은 건 애초부터 없었고 내 나이와 실력을 감안하면 그냥 지금처럼 유지만 돼도 좋겠다. 

하지만 이젠 너무 늙어서 하다 보면 지금보다 더 못하게 될 거 같지만.


레슨을 안 받은 지는 이제 몇 달 있으면 1년이 돼가고 바욜질 한 지는 7년이 돼간다. 

레슨을 받은 기간보다 사실 바욜린을 놓지 않고 하는 게 더 중요한 거 같다. 

오래 취미로 하는 사람들도 알고 보면 레슨은 4년 정도 받고(물론 어릴 때) 혼자 취미로 깽깽질 한 기간은 십년쯤 되고 그런 경우.

나도 과연 십년 동안 바욜린 취미를 놓지 않고 끌고 갈 수 있을까.

이게 손을 딱 놓으면 그 순간부터 퇴보할 거라는 걸 알아서 그런지 그게 싫어서 좀 귀찮더라도 하루에 몇 십분만이라도 잡게 되는 거 같다.


*   *   *


바흐 BWV 1041 1악장은 듣기엔 쉽게 들리지만 이 곡이 스즈키 7권에 있는 건 다 이유가 있다. 그건 직접 해보면 깨닫게 됨 ㅋㅋㅋ

박자는 다다다다 별로 특별할 게 없어 보이지만 그렇게 같은 길이의 음이 연속으로 있는 것도 연주하기 꽤 까다롭다는 걸 깨달았다.

속도가 지맘대로 춤을 추게 된다는 거 ㅠㅠ 어느 순간부터 빨라지지 않도록 박자를 신경 써야 함.


포지션 이동도 야금야금 쪼끔씩 위아래로 이동하는 악절들이 있어서 그 부분도 음정이 여전히 불안불안하다.

7개월 전에 했을 때도 음정이 불안했고 다시 해도 역시 불안. 속도도 그 때보다 더 빨라지진 않았다.


그래도 다시 해보니까 손가락이 곡을 기억하고 있는 거 같았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완벽하게 음정 안 틀리는 연주는 불가...


이 곡이 음정만 잘 맞는다고 좋게 들리는 것도 아니라는 걸 어느 전공자 연주 영상을 보고 느꼈음.

음정 정확한 편이고 되게 또박또박 안 틀리고 연주를 하긴 하는데 뭔가 아쉬웠던 부분은 곡의 dynamics(강약)였다.

이 곡이 그렇게 연주해야 듣기 좋구나 하는 걸 이제서야 느꼈음 ㅋㅋㅋ 하여간에 은근히 어려운 곡이라는...



*   *   *


나는 내가 굵고 풍성한 소리 취향인 줄 알았는데 요즘 내 바욜린 소리가 너무 돼지 멱따는 소리 같이 음량만 커진 느낌이 들어서

오히려 이렇게 메탈 약음기 끼고 하니까 더 나은 거 같다. 약음기 덕에 귀도 덜 아프고.

악기 소리가 트여서 약음기 빼고 하면 귀에 너무 쩌렁쩌렁. 비싸고 소리 큰 명기를 연주하는 공연 연주자들 귀는 안녕들 하신지???


가늘고 카랑카랑한 소리가 좋게 들리면 현을 뭘로 갈아야 하는 거지? 에바피라치?? 메탈 약음기가 소음공해도 안 되고 좋긴 하다. 

악기엔 별로 안 좋다고 하지만 난 연습시간도 짧고 비싼 악기도 아니라서 별 상관 없을 거 같음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