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선예매하려고 올해는 예당 유료회원까지 가입했다. 물론 연회비 되게 싼 그린 회원.
예당 가는 회수가 늘어날수록 유료회원 혜택이 빛을 발한다. 1년에 서너 번 정도 예당 공연을 보러 간다면 그린회원 정도는 괜찮을 거 같다.
근데 5월 예정으로 떠 있던 벤게로프 씨 공연은 5월 일정에서 사라졌다?! 뭔일?! 안 하나??
사라장 공연 때메 그린 회원 가입을 했지만 선예매 알림 문자도 오고 나름 편리한 점이 있다.
근데 이번 공연은 선예매를 했음에도 자리가 그닥 앞쪽은 아니었다. 그래도 시야는 뻥 뚫려서 그건 괜찮았다.
항상 코앞에서 쳐다보는 게 익숙해서 이번에 좀 멀찌감치 보니까 무대 전체도 보이고
소리도 좀 더 전체적으로 들린 점은 내겐 색다른 경험이었음.
솔로 연주자가 지판에 탁탁 운지하는 소리까지 들으면서 공연 감상하는 게 넘 익숙한데 이번엔 좀 멀긴 멀었어... -..-
심지어 무료회원들도 취소표로 나보다 훨씬 앞자리에 앉은 거 같던데 쩝. 내가 좀 더 부지런하게 사이트를 들락거렸으면
나도 더 나은 자리로 갈아탈 수 있었을지도... 게을러서 표 사놓고 땡. 그래도 전에 사라장 리사이틀은 코앞에서 봤으니 그걸로 위안을...
난 전공자도 아니고 엄청 귀가 예리한 애호가도 아니다. 잘 하는 사람은 그냥 다 잘하게 들린다 ㅋㅋㅋ
사라장의 경우는 연주도 물론 연주지만 사라장 특유의 카리스마가 무척 매력적. 나도 여자지만 걸크러쉬라고나 할까...
무대 위에서의 여유로움, 당당함, 자신감. 이런 게 너무나 사람의 마음을 홀딱 뺏는 거 같다.
그 당당하고 여유로운 모습에 보는 관객도 믿음을 가지고 편안하게 연주를 감상하게 된다.
연주자 자신이 불안해 보이면 보는 관객도 당연히 불안해지니까.
조슈아벨, 힐러리 한, 벤게로프, 기돈 크레머 등등 해외 연주자들 공연을 봤지만, 사라장만큼 강렬한 카리스마는 많이 못 느껴본 거 같다.
아, 그러고 보니 무대 위에서의 카리스마가 사라장과 비등비등해보인 연주자는 안네 소피 무터였던 거 같다. 이건 어디까지나 내 갠적 느낌.
두 사람 모두 여왕 같은 기품과 당당함이 있다. 그러면서도 아름답다.
이번 공연은 사라장도 사라장이지만 프로그램이 아주 그냥...*_* 뭔가 꼭 봐야한다는 맘이 들게 만드는 프로그램이었다.
예당 30주년 기념 공연이라 잘 알려진 곡들로 일부러 이렇게 짰나 봄.
어제 당일 공연장 밖에는 각계 각층 초대권 교부대가 있는 거 같았다.
예당 자체에서 자기네 회사창립 3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니
어쩌면 표 사서 가는 나 같은 일반 관객은 초대권 뿌리고 남는 좌석 채워주는 역할을 했던 거 같은 느낌.
집안 잔치에 일반 관객이 간 그런 느낌이랄까... 초대권을 엄청 뿌린 거 같았다.
근데 그 초대권이라는 게 일반 기업에서 뿌리는 그런 초대권과는 좀 차원이 다르지 않았을까 싶은 것이,
예당이 예술기관이라 초대권도 예술계 종사자들에게 뿌렸던 거 같다.
어제 보니 교부대에 서예계, 무슨계, 무슨계 이렇게 분야별로 나뉘어 있더만 ㅋㅋㅋ
초대권 받는 사람도 예술계 관계자들이라 그랬던 건지 초대권 엄청 뿌린 공연들 특징 중 하나인 관크는 없었던 거 같다.
적어도 무식한 행동 같은 건 없어 보였다.
* * * * *
어제 공연은 무대도 굉장히 장식을 신경써서 했더라. 무대 앞쪽에 빨간 꽃장식 같은 게 둘러져 있었고,
마지막 프로그램이었던 피아졸라 사계 때는 무대 조명까지 있더라는. 정통 클래식 공연에선 볼 수 없던 조명이었다. 색색깔로 알록달록.
17인의 젊은 명연주자들 중에는 내 눈에 낯익은 연주자들도 포함돼 있었다. 칼라치 콰르텟 멤버, 올림푸스 앙상블 멤버가 보였다.
고 권혁주 씨와 함께 실내악을 연주하던 연주자들.
김다미 씨는 노부스의 바욜주자들과도 공연을 했었고 권바욜 사후 칼라치 공연 때 객원 바욜주자로 합류했었다.
어제 공연 끝나고 공연장 밖으로 나오는데 신지아 씨도 봤다. 관객으로 공연을 관람한 거 같더라.
역시 좌석이 무대와 멀어서인지 1부 공연 때는 소리가 좀 작게 들렸다. 역시 가까이서 봤어야 하는데 ㅠㅠ
마이크가 전혀 없이 그냥 생 바욜린 소리로 들은 느낌.
내가 워낙 코앞에서 보던 게 습관이 돼서 작게 들린건지 뭔진 몰겠으나 하여튼 내 귀엔 소리가 작게 들렸음.
다행히 2부에서는 소리가 충분히 크게 들렸다. 사라장은 활털이 엄청 끊어지더라. 수퍼파월~ㅋㅋㅋ
남자연주자들도 그리 활털이 여러 번 끊어지는 건 여태 못본 거 같은데.
곡이 워낙 그래서 그랬던 건지, 사라장 수퍼파월 때문인지 하여튼 공연내내 활털이 계속 끊어지는 거 같았다.
사라장 옆에서 포즈 취하면서 사진 찍는 사람들이 비킬 때까지 기다렸다가 얼렁 찍음.
사진 찍은 사람들이 옆에서 자기네 찍은 사진들 막 확인하고 서 있는데 너무 안 비키길래 바로 귀옆에다 내 폰 들이밀고 막 찍음 ㅋㅋㅋ
다 찍었으면 쫌 비키세요들.
엄청나 보였던 초대권 분량, 일반 팬들 표 못 구해서 발 동동 구르고 완전 티켓 대란이었던 느낌의 사라장 공연.
내가 조성진 공연은 가볼 시도도 못해봤지만 조성진 공연도 완전 티켓팅이 헬이었을 듯.
앵콜곡은 예당 30주년 기념에 맞게 해피버쓰데이투유~ ㅋㅋㅋ 내 평생 그리 격조 높은 해피버쓰데이는 첨 들어봤다 ㅋㅋㅋ
이번 공연은 합창석까지 완전 만석으로 보였다. 근데 내 앞줄 2좌석은 비었더라. 누가 표 사놓고 못왔었는지...??
공연 시작 전에는 예당 기념 영상 같은 걸 틀어줬는데 조성진도 예당 개관 30주년 기념 축하 메시지를 찍었더라.
비탈리 샤콘느, 비발디 사계, 피아졸라 사계를 한 공연에서 다 들었다. 그것도 사라장이 출연하는 공연!
생각할수록 이번 공연은 뭔가 엄청났다는 느낌이... 티켓대란일수 밖에 없었음 ㅋㅋㅋ
격조 높은 해피버쓰데이 앵콜 후 밖으로 나오니 이미 사라장 팬싸줄이 완전 길었다.
* * * * *
예당 개관 기념이었기에 이런 공연이 가능했을지도. 공연 전에 관객석에 보니 예당 싸장님도 참석하신 것 같았다.
C열 중앙쪽 좋은 자리 앉으셨더만요, 무대 코 앞쪽은 아니었지만.
사라장은 무대 인사할 때도 마치 발레리나가 인사하듯이 한쪽 다리를 뒤로 하면서 살짝 무릎을 구부리는 게 항상 볼 때마다 이쁘고 인상적이다.
신동이라 어릴 때부터 활동해서 무대가 엄청 익숙하겠지만 사라장은 정말 참 타고난 거 같다. 실력도, 무대 카리스마도.
의상은 주로 인어스타일을 좋아하나 봄? 이번 공연에도 1부에는 꼬리 부분이 굉장히 치렁치렁한 인어 스타일 드레스를 입었다.
그린 계열? 블루 계열이었나?
2부 때는 핑크계열의 드레스를 입었다. 피아졸라 연주할 때는 무대 조명도 컬러가 알록달록 변해서
사라장 드레스 컬러와 똑같이 핑크일 때도 있었음 ㅎㅎㅎ
클래식 공연 관람 후 이렇게 공연 후 황홀감이 쉽게 가시지 않는 공연은 진짜 오랜만인 거 같다. 사라장 짱!
격조 높은 해피버쓰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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