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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1일 금호아트홀 신년음악회 - 양인모

Eunice_t-story 2018. 1. 12. 14:13

작년 10월에 이미 예매했던 공연. 올해 내가 본 첫 공연. 양!인!모! 양인모 군이 올해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서 참여하는 5개 공연 중,

난 4개를 이미 예매했다. 클라리넷인가? 하여튼 부는 악기가 포함된 실내악 공연은 아쉽지만 자체 스킵.


부는 악기 연주를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내 숨이 찼던 경험이 좀 있는지라 ㅋㅋㅋㅋㅋ

나도 내가 왜그러는지 몰겠는데 일종의 트라우마 같은 게 있다. 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다양한 구성의 프로그램이었던 공연이어서 그 때 아마 클라리넷이었던가? 

하여튼 클라리넷 솔리스트와 오케 협연이었던 공연인가 그랬는데,

그 때 되게 앞좌석 코앞에서 보는데 내가 막 숨이 찼던 경험이 ㅋㅋㅋㅋㅋ 

사실 그 전에도 부는 악기 연주를 안 봤던 건 아니었는데,

그 공연을 본 이후론 다신 부는 악기가 주인공인 공연은 차마 겁나서 예매를 못하겠더라는 ㅋㅋㅋㅋ


부는 악기도 사실 너무 앞자리만 아니면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담에 기회가 되면 용기를 내서 시도를 해보던지 ㅋㅋㅋㅋ

너무 앞자리에서 부는 악기 연주를 보다 보면 연주자 호흡까지 다 보이기 때문에 나도 거기 맞춰서 호흡이 되더라는 -_-;;

언젠간 이런 트라우마도 극뽁을 해야 할텐데 ㅋㅋㅋㅋ


엄청난 한파를 뚫고 꿋꿋하게 갔던 금호아트홀 ㅋㅋㅋ



올해 상주 음악가로서 소개되는 기자회견 인터뷰/쇼케이스? 를 V앱 라이브로 봤었다. 

그 전까진 그저 파가니니 콩쿨 한국인 최초 1등이라는 타이틀 정도만 알고 있었고 

그래서 궁금한 맘에 올해 금호아트홀 공연을 4개나 예매했던 것. 기자회견 때 보니 되게 잘 웃고 편안한 인상이어서

바욜린 같은 예민쓰 악기를 한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음 ㅎㅎㅎ


V앱에서도 연주가 참 좋다고 생각을 했었고 생으로 보면 정말 좋겠다 생각은 했었지만, 

막상 생으로 실연을 듣고 보니 어마무시 파워풀, 원더풀, 뷰티풀! 이다. 세상에... 95년생이면 아직 25살도 안 된 앳된 나이다. 

생일이 아직 안 지났으면 만 나이로 22살인 거 아닌가?(전세계적으로 태어날 때부터 1살인 나라는 우리나라 뿐일 듯 ㅋㅋㅋ)


실제로 무대에 선 모습을 보니 키가 커 보였다. 내가 옆에 서보질 않아서 정확한 키가 몇인지는 감이 안 오는데,

그동안 봤던 바욜 연주자 공연에서 대강 눈으로 봤을 때 다른 연주자들보다 훨씬 커보였다.


키가 클 거라고 예상했던 시점은 사실 공연 전부터다. 공연 전 내 좌석에 앉아서 바욜 주자의 보면대 높이를 보니까 

내가 봤던 다른 바욜 공연들에 비해 보면대 높이가 훨씬 더 높게 느껴졌다는 ㅋㅋㅋ


작년에 예매할 때 인팍에서 했다가 다시 금호 공홈에서 더 좋은 자리로 갈아탔다. 나머지 공연들도 그리 나쁘지 않은 자리로 잡았다.



이번 공연에서 이자이의 위대함을 다시금 느꼈다. 이자이 본인도 굉장히 뛰어난 바욜리니스트였지만 

이런 곡들까지 작곡할 정도로 엄청나게 뛰어난 작곡가이기도 했던 이자이.

아마 내가 바욜린을 배우지 않았더라면 모르고 지나갈 수도 있었을 작곡가가 아닐까 싶다.


* * *


1부 공연 후 2부를 시작할 때 양 군이 마이크를 들고 나왔다. 

사실 난 클래식 공연에서 곡 해설이나 무대에서 말 하는 걸 그닥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연주자가 할 말이 있어서 말을 하는 거 정도는 그리 나쁘게 보는 편은 아니다. 근데 전문가가 나와서 강의하는 식의 공연은 별로 안 좋아한다. 그건 공연이 아니라 강의에 연주가 포함된 거 같은 느낌이라...


어쨋든 양 군은 힌데미트의 곡에 대해 약간의 설명을 하고 연주를 시작했다. 

설명을 하면서 추운데 와주셔서 감사하다, 오늘 공연이 많은데 이 공연에 와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했다.

집에 와서 뭔 공연이 있었나 봤더니 예당 조 군 피아노 공연 얘기였나 싶다 ㅋㅋㅋㅋ

나야 피아노와 바욜 중에 선택하라면 당근 바욜이기 때문에 ㅋㅋㅋ 조 군 공연도 나중에 기회가 되면 보고 싶다.


* *


스트라디바리 악기들이 보통 소리가 우렁차고 엄청 크다는 평이 있는 건 그동안 들어왔지만,

양 군의 연주는 앵앵거리는 바욜린 소리가 이렇게 크게 쩌렁쩌렁할 수도 있구나 싶을 정도로 음량이 엄청 났다.


나는 바욜린을 취미로 배우는 입장이라 바욜린 공연을 가면 주로 앞자리를 선호하는 편이고 

연주를 감상할 때 소리도 물론 듣지만 연주 자세를 유심히 보는 편인데,

양 군은 암 비브라토와 손목 비브라토, 손가락 비브라토를 굉장히 다양하게 조합해서 연주를 하는 편이란 생각이 들었다.


일반화하긴 뭐하고, 내 눈으로 직접 본 연주자들의 실연만 놓고 보자면,

내가 본 중에서 손목과 암 비브라토를 분명하게 구분해서 때에 따라 적용하는 연주자는 양 군이 처음인 거 같다.

여태 내가 본 연주자들 대부분이 손목 비브라토 또는 암 비브라토 하나만 집중적으로 하는 것처럼 보였다면,

양 군은 두 가지를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구사하는 것으로 보였음.


그리고 음색이 너무너무 부드럽더라. 부드러울 땐 세상 부드럽다가도 크게 소리를 내는 부분에선 또 엄청 쩌렁쩌렁.

게다가 테크닉은 신의 경지. 예술이 되려면 테크닉은 기본이다. 양 군은 진짜 엄청남. 특히 이자이 곡 연주는 엄청났다.

나 같은 취미생의 막귀로는 양 군이 연주했던 이자이 곡들도 파가니니 급 난이도로 들린다. 

하기사 이자이 곡들도 원래 어렵다고 소문나긴 했지만 ㅋㅋㅋ


앵콜곡은 드뷔시의 아름다운 저녁!



올해 볼 양 군의 나머지 공연들도 기대 된다. 실내악에서는 또 어떤 모습일지도 기대 되고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