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olin Diary

만 5년!

Eunice_t-story 2016. 7. 11. 23:12

바욜린 레슨을 받기 시작한 지 만 5년이 됐다. 


5년 전 다시 배우기 시작했을 때, 중딩 때 몇 달 배웠던 경험으로 남아있던 지식이라곤 

악보에 있는 올림활, 내림활 표시. 피아노 악보에는 없는 현악 악보에만 있는 그 표시. 

그거 빼곤 20여년 만에 다시 바욜린을 잡는 거라 완전 쌩초보로 시작했다.


3년 정도 하면 어느 정도 될 줄 알았더니 5년이 된 지금도 여전히 참담한 실력. 연습을 진짜 꼬박꼬박 열심히 해도 될똥말똥한 판에

나는 진짜 연습을 그닥 많이 하는 편은 아니다 ㅠㅠ 바욜 카페에 연습 열심히 하는 사람들 보면 하루에 몇시간씩 하던데.

그래도 5년이 되도록 아직도 그만 두지 않고 한다는 게 내 스스로도 참 신기하다. 질리기는 커녕 이젠 그냥 생활의 일부가 돼버렸다.

바욜린 배우면서 클래식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고, 

롹 공연보다 클래식 공연을 더 많이 가는, 예전엔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기이한 현상도 일어나고 ㅋㅋㅋ


여기까지 왔는데 이젠 진짜, 절대로, 그만둘 수 없다. 

그만 두면 그냥 그걸로 끝이다. 다시 배우려 한다면 첨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악기. 

더구나 전공자도 아닌 나같이 늦깎이 취미생은 그만 두면 진짜 타격이 어마무시.


다시 배우기 시작한 건 정말 잘 한 거 같다. 감히 꿈도 못꿨던, 내가 배우게 되리라곤 생각 못했던 비브라토도 배우고 있으니.

첨엔 진짜 어색했는데 이젠 조금씩이나마 나아지고 있다. 앞으로 더 좋아지기를... 손꾸락도 그나마 이전보다는 좀 돌아가는 편. 



난 명곡선 책을 너무 일찍부터 배우기 시작한 거 아닌가 싶다. 전에 배웠던 거 다 다시 배우고 싶음. 

비브라토를 첨 해본 건 명곡선에 있는 생상의 백조. 그 곡은 지금 다시 해봐도 그닥 잘 안 된다. 

배웠던 곡이라도 안 하다가 다시 해보면 다 잘 안 됨 -_- 


스즈키 앞 권에 배웠던 곡들을 가끔 다시 해보곤 하는데 포지션 이동 없이 1포에서만 머무는 곡들은 일부러 피하게 된다.

3포 나오는 곡들 위주로 이것저것 다시 해봐야지.



이제 스즈키 7권을 배울 예정. 당연히 많이 어렵겠지? ⊙_⊙  지금은 볼파르트 25번 하는 중. 메트로놈 75까지 진짜 낑낑거리며 해봤다. 

쌤이 70 정도에서 안 되겠다 싶으면 그냥 넘어간다 하셨는데 이게 왠열... 80까지 해보자고... 

레슨 때 제가 버벅 낑낑 헥헥거리는 게 티가 안났나요, 쌤? 80까지는 너무 빠른데. 손꾸락 뻐근.


6권에서 가장 아쉬운 곡이 라폴리아. 왜 그 곡이 6권 첫곡이지? 난이도가 꽤 있는 곡인데.

지금보다도 손꾸락 안 돌아가고 비브라토도 아직 배우기 전에 라폴리아를 배웠다. 그걸 지금쯤 배웠어도 딱히 완벽하게 하진 못했겠지만

그래도 그 때보다는 쫌 더 낫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 다시 하면 또 새롭게 느껴질 듯 ㅋㅋㅋ



바욜린 컬러도 꽤 다양한 편인데 나는 좀 노리끼리 밝은 컬러를 선호하는 편이다.

많이 다크한 컬러의 바욜린도 뭔가 올드 느낌이 나서 중후해보이긴 한데 나하고는 잘 안 어울리는 거 같다.

업글을 나~중에 하더라도 요런 밝은 톤의 바욜린으로 해야지. 내 바욜린의 뒷판은 이어 붙인 게 아니라 통판이라서 무늬도 이쁨^^ 



바욜 카페에 사진 올렸을 때 사람들이 두 배로 비싸게 보더라. 비싸 보이나봐 ㅋㅋㅋ 나야 보는 눈이 없어서 ㅋㅋㅋ

좀 아는 분들이 잘 샀다고 했다. 나야 볼 줄 몰라서 그냥 선생님 통해서 샀다. 5년이 지나도 여전히 보는 눈 없음 ㅋㅋㅋㅋ


아마도 2, 3년쯤 됐을 때 즈음이었나, 그 때부터 소리가 좀 트여서 지금은 소리가 많이 커졌다.

집에서 연습할 땐 거의 메탈 약음기를 끼고 하는 편. 레슨실에서는 당연히 안 끼고 하고.

아무래도 레슨실은 방음처리 된 벽 때문인지 뭔지 소리가 더 잘 명확하게 들린다고 해야 하나. 

어쨋든 집에서 약음기 안 끼고 할 때랑 소리가 좀 다르게 들리는 거 같다. 


그동안 지판 떨어져서 한 번 수리 했고, 쇠줄에서 도미넌트로 현 4개 전체 교체 했고, 그 외에 달리 뭐 한 건 없다.

아, 브릿지도 한 번 갈았고, 바욜린 케이스도 한 번 바꿨구나. 그래서 지금은 요 자주색 다현 케이스를 들고 다닌다.


5년 동안 스즈키 6권까지 배웠다. 물론 그동안 오케 안 하고 스즈키 진도만 나갔다면 진도가 더 나갔을 수도 있겠지만

진도 빨리 나간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니... 더 늦게 배웠으면 좀 더 완성도 있게 마칠 수 있는 곡들을 너무 빨리 배우면

완성도가 많이 떨어지는 상태에서 마무리하게 돼서 그게 좀 늘 찜찜.


7권 뒤에 붙은 CD를 얼른 폰에 넣어서 열심히 들어봐야겠다. 앞으로 5년도 그냥 지금 처럼만이라도 꾸준히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