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예당 IBK홀. 최근에 이상하게 현대 음악 공연에 디어서(?) 더 오래 된 음악을 연주하는 공연을 가고 싶었는데
사실 쇼스타코비치도 그닥 취향은 아니지만 노부스 라니까 일단 하루만이라도 가보자 다짐하며 예매했었다.
멤버들이 많이 피곤해보였다. 특히 바욜 김재영 씨와 비올 김규현 씨가 좀 피곤해보였다.
김재영 씨가 쪼끔 더 피곤해 보였음. 사실 멤버들 전부 쌩쌩하진 않았을 거 같다.
어제 첫날 연주였고 연달아 이틀째였으니. 그리고 오늘과 내일도 쇼스타...
첼리스트 바뀐 후 첨 본 노부스. 내가 쇼스타라도 가려고 했던 게 새로운 첼리스트 보러 간 거였던 거 같음 ㅋㅋ
예매할 때 앞자리가 있었긴 했는데 두 자리씩 붙여놨었다. 다행히 내 옆에는 나처럼 혼자 온 여자분이 착석.
내 왼쪽에는 어떤 노년 신사분이 혼자 오셨는지 앉았는데 그 바로 옆자리에 일행이 앞줄에 앉은 젊은 여성 분이 착석.
근데 그 노신사 분은 음악을 꽤 들으시는지 자꾸 옆자리 젊은 여성에게 음악 얘기를 하는 거다.
다행히 그 젊은 여성은 노신사에게 불쾌해하지 않으면서 어느 정도 대화를 하긴 하더라.
나 같이 늙은 여자였으면 그 노신사가 말을 붙이지도 않았겠지만, 만약에라도 내가 그 젊은 여성 자리에 앉았는데
그 노신사가 혹시나 그런 식으로 말을 붙였다면 되게 싫었을 거 같다.
물론 공연 중에 그랬던 건 아니고 공연 외 시간에 그러긴 했는데,
자신의 음악적 견해를 왜 낯선 젊은 여성에게 그리 풀어대는 건지.
동행인이었으면 누가 뭐래. 근데 옆자리에 앉았다고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그게 뭔짓인가 싶었다.
옆에 앉은 사람은 무슨 죄야. 내가 너무 예민 떠는 건가?? 나 같았으면 입 다물게 한 마디 했던지 자리 옮겼을 거 같다.
예전에, 좀 오래 된 거 같은데, 광화문 금호아트홀에 갔을 때 나도 그런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당시는 물론 코로나 한참 전이라 그냥 다닥다닥 붙어 앉던 시절인데,
내 옆에 20대? 끽 해야 30대 청년이 계속 나한테 말을 하는 거다. 근데 그게 꼭 무슨 정신병자가 혼잣말 하듯이 하는데,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마치 내가 동행인 것처럼 보일 수도 있었겠다 싶다.
참다 못해 결국 인터미션 때 안내직원에게 말을 해서 빈 자리로 자리 옮겨 앉아서 후반 공연은 편안히 감상할 수 있었다.
나도 한 때는 혼자 공연 보러 가는 걸 싫어해서 꼭 누구랑 같이 가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 번거로운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고
음악을 감상하는 게 아니라 그냥 친구와 친목 도모 차원 밖에 안 되는 거 같아서
어느 순간부터 씩씩하게 혼자 댕기기 시작했다.
같이 간 친구는 나만큼 공연 자체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내가 끌고 가는 현상이 내겐 그리 즐겁지 않았음.
마치 친구가 나를 위해 같이 가 주는(?) 그런 느낌이 별로였다. 같이 좋아하고 같이 즐기는 느낌이 별로 안 들었다.
나도 클알못이지만 그래도 음악 감상하러 가는 건데 자꾸 옆에서 소곤소곤 말을 시키는 것도 정신 사납고.
그러고보니 어제 내가 옷을 너무 잘못 입고 갔다. 공연장 가는 길에 그 생각이 들었으나 이미 때는 늦었음.
다음부터는 절대 그런 옷 안 입고 가야겠다. 얇은 여름용 아우터를 입고 갔는데 그게 그렇게 부시럭거릴 줄이야...
내 옷 부시럭 거리는 소리에 내가 너무 거슬려서 인터미션 이후에는 벗어서 가방에 처넣었음 ㅋㅋㅋ
아니 무슨 숨도 제대로 못 쉬게 말이야 ㅋㅋ 들숨에 부시럭 날숨에 부시럭 내가 내 옷 부시럭 거리는 소리에 왕짜증 ㅋㅋ
역시 나 같은 클알못에겐 그저 덜 실험적이고 덜 특이한 클래식이 듣기 좋다. 쇼스타코비치 왈츠는 좋은데 ㅎㅎㅎ
어제 연주했던 음악들 중에서도 3박자의 왈츠풍 프레이즈가 있었는데
클알못 평민출신 나 같은 사람도 왈츠 박자에는 반응을 하는구나 싶은 게 신기하단 생각을 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박자도 멜로디만큼이나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앵콜은 없었다. 그래도 커튼콜은 3회 정도 했을 정도로 관객들 반응은 뜨거웠다.
어제 공연 1부에서 마지막 곡 4악장 연주하다가 김영욱 바욜의 줄이 똑!하고 끊어졌다.
순간 멈칫하다가 김영욱씨가 줄 갈고 다시 나오겠다고 하면서 멤버 전원이 잠시 퇴장했다가 다시 무대로 등장.
4악장부터 연주 다시 시작. 설마 그렇게 줄이 끊어졌을 거라곤 나도 눈 앞에 보면서도 현실감이 없더라 ㅋㅋ
무대에서 연주자 줄 끊어지는 거 첨 봤던 게 아마 디토 공연 때 스테판 피 재키브 줄 끊어졌던 거였다.
그 땐 스테판 혼자 퇴장했다가 다시 줄 갈고 나왔던 거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
예상치 못한 지출 ㅋㅋ
인모니니 앨범은 이미 2개나 있는데 노부스 앨범은 하나도 없는 거 같아서 현장에서 2장 샀다.
바욜린 배우기 전에도 클래식 CD가 아예 없었던 건 아닌데, 지금은 연주자를 보고 사기도 한다는 점.
예전엔 연주를 누가 했는지는 별로 신경 안 쓰고 그냥 일반적인 클래식 CD를 사놓은 게 몇 장 있다.
그러고보니 이 앨범들은 내가 노부스를 첨 알게 됐을 때 그 멤버들이네.
앨범 2장 모두 해외발매된 앨범들인지 안에 소책자가 외국어. 다행히 영어도 있어서 내용 파악은 되겠다.
플로렌스의 추억은 전에 디토 앙상블 연주 유툽 보고 좋아지게 된 곡인데 노부스 + 비올 1명 첼로 1명 추가로 했나 봄.
죽음과 소녀는 전에 노부스 공연 갔을 때 실연으로 감상했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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