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t+Drink

상왕십리역 부근에 있는 '테이블'

Eunice_t-story 2019. 12. 23. 14:38

ㅂㅊㄱ 정모 첨 가봤다. 사실 그동안 한번쯤은 가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마침 악기 들쳐매고 가지 않아도 돼서 맘편하게 먹고 옴 ㅋㅋ


가기 전에 이 곳을 검색해봤는데 분명 동일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같은 댓글을 두곳에 똑같이 달았더라. 

그 사람은 여기 주인장이 되게 맘에 안 들었나 봄. 나는 특별히 많이 상대할 일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딱히 불친절하다고 느낄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단, 나중에 알고 보니 주인이 바꼈다고 하네? 

내가 검색해 본 바로는 귀족들이 쓰던 식기도 전시하고 그랬던 거 같던데 지금은 아닌가??



어쨋든 이곳은 ㅂㅊㄱ 정모하라고 만들어놓은 장소인 것처럼 바욜린과 너무 잘 어울리는 곳이란 생각이 든다.




매년 정모 때 친목이라기보다는 악기 연주 위주로 모이는 거 같았고 난 딴 사람들과 합주할 실력은 아니기 때문에 

그동안 7,8년 동안 한번도 정모를 가본 적이 없다. 그리고 앞으로 더 갈 일은 없을 거 같기도 하다. 

이번에 가본 것도 그냥 적어도 한번쯤은 가보자는 생각에 가본 거였으니.


연주하신 분들 중에서, 물론 운영자님은 전공자이시니 당연히 가장 잘 하셨고 취미생 분들도 너무 잘하더라. 

굉장히 긴장되는 상황일텐데도 그 정도 실력이라면 편안할 땐 대체 얼마나 잘 한다는 거야...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들 진짜 잘 하더라. 

나라면 아마 활 덜덜 떨리고 앞에 악보 펼쳐놓고도 눈앞이 하얬을 거다 ㅋㅋㅋ








주변에 바욜 취미생이 전무하기 때문에 오프라인에서 이렇게 바욜린 얘기를 오래 했던 건 아마 난생처음인 듯 ㅋㅋㅋ

다들 비슷한 처지였다. 바욜린을 취미로 배운다고 하면 주변에서 좀 신기하게 쳐다본다는 거. 

혼자 공연 다니는 경우가 많다는 거. 게다가 혼공을 오히려 좋아한다는 거. 매우 공감대 형성 ㅋㅋㅋ

이건 진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게, 나만큼 관심도 없는 친구를 그것도 표값도 싼 게 아닌데 같이 가자고 하는 건 되게 귀찮고 부담된다.

친구 표까지 내가 사주기엔 너무 비싸고, 친구가 나만큼 공연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나도 예전엔 친구랑 같이 가보기도 했지만, 친구가 나만큼 공연에 관심이 있어서라기보다는 그냥 내가 가자니까 따라온 거라,

공연 중에 자꾸 속닥거리게 되고 해서 공연에 집중이 안 되더라는...


근데 요즘은 진짜, 대세까진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혼공이 자리를 잡은 거 같다. 공연장에 가보면 나 같은 사람들이 꽤 있다는 거.

정모 때 한 테이블에 앉았던 분들도 대부분 혼공 스타일이라 너무 공감되더라.


다만 좀 아쉬웠던 건, 나 정도 나이대와 나 정도 연수가 없었다는 점. 이 점에선 딱 와닿는 공감대 형성은 안 되더라.

물론 나보다 몇 살 많은 분이 있긴 해서 그 분과는 같은 연배라고 할 순 있는데 진도는 아직 한창 배우시는 중인 듯.

내가 '이젠 늙어서 차르다시 빨리 하는 부분 안 된다'는 얘길 했더니 '연습부족이라 연습 더하면 될 거라'는 식으로 말씀을 하신 걸로 보아,

아직은 한계에 도달하지 않으신 듯하여 부럽더라는 ㅋㅋㅋ

사실 나이 때문만은 아닐 거다, 진짜. 그냥 나이도 늙은 데다가 재능까지 없으니 안 되는 거겠지.

연습해서 잘 되면 전공자는 왜 있는 거겠나 말이다.


난 정모에 가면 다들 나보다 훨씬 많이 배운 분들하고 얘기를 하게 될 줄 알았는데, 그분들은 다른 테이블에 앉았더라.

내 테이블에는 배운 지 5년 미만되신 분들밖에 없었던 거 같다. 다른 테이블도 그랬나??

차르다시, 라폴리아의 애증에 관해 공감할 분들은 하나도 없었다는 게 안타까웠다는 ㅋㅋㅋ


어쨋든 바욜린 얘기를 오프상으로 그리 오래 해보긴 난생처음이라 신기했다.

'Eat+Drink'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애시드 하우스  (0) 2024.01.25
이도청담  (0) 2023.11.21
지노스 피자 압구정  (0) 2019.11.15
달식탁  (0) 2019.04.16
메종드메르 에프터눈 티세트  (0) 2018.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