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ht, Camera, Helvetica
서체 헬베티카를 다룬 영화에 대해 AIGA 사이트에 실린 기사
라이트, 카메라, 헬베티카!
Lights, Camera, Helvetica
2006년 9월 19일, 스티븐 헬러 씀
영화 '헬베티카'는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영화제작자인 Gary Hustwit이 타이포그래피, 그래픽 디자인, 전세계 비쥬얼 문화에 관해 다룬 일반 영화와 같은 길이로 제작된 영화이다. 이 영화는 2007년에 탄생 50주년을 맞이하는 전세계에서 가장 널리 통용되고 있는 서체인 헬베티카의 역사와 전설에 관해 다룬다. 이 영화는 더 나아가 타입페이스가 어떤 모양으로 문화와 환경 안에 존재하는지를 보여준다. 미국, 영국, 네델란드, 독일, 스위스, 프랑스, 벨기에에서 고화질(HD)로 촬영된 이 영화는 현재 포스트 프로덕션 작업이 진행 중이며 2007년 초에 전세계 영화제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영화 헬베티카를 위하여 인터뷰 했던 인물들 중에는 Erik Spiekermann, Matthew Carter, Massimo Vignelli, Wim Crouwel, Hermann Zapf, Neville Brody, Stefan Sagmeister, Michael Bierut, Jonathan Hoefler, Tobias Frere-Jones, Experimental Jetset, Michael C. Place, Norm, APFEL, Pierre Miedinger, Bruno Steinert, Otmar Hoefer, Rick Poynor, Lars Muller 등과 같은 유명하고 독창적인 인물들이 포함되어 있다. 여기 Hustwit는 헬베티카가 어떻게 영화에 출연하게 되었는지를 밝힌다. 이제 인터뷰를 시작해보자.
Steven Heller: 헬베티카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드신다구요? 이 주제를 선택하게 된 동기가 있습니까?
Gary Hustwit: 80년대 후반에 출판계 일을 시작하면서 책표지와 내지를 디자인했고 그 때부터 타이포그래피에 빠져들게 되었죠. 1990년 중반에는 아주 허접한 타입페이스들을 직접 디자인하기도 했습니다. 5년 전부터는 인디영화제작을 시작하게 되었구요. 주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게 되었는데 Wilco에 관한 다큐인 I Am Trying to Break Your Heart 같은 주로 음악관련 다큐멘터리였습니다.
영화제작에 대해 배우면서도 여전히 타이포그래피에 미쳐있었기 때문에 타이포그래피에 관한 다큐를 만들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원래는 서체디자인의 과거, 현재, 미래에 관한 영화를 만들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타이포그래피 전반에 관해 제대로 된 영화를 만들려면 연구조사와 촬영하는 데만 적어도 5년이 걸릴 거라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서체 하나에만 집중하면 훨씬 일이 쉬울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헬베티카의 50년 "경력"만 다루더라도 전반적인 서체업계와 디자인 세계의 극적인 변화를 잘 보여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점들을 살펴봄으로써 영화의 틀을 잘 짤 수 있을거라 생각했구요.
Heller: 헬베티카는 20세기 서체지만 헬베티카처럼 평범한 서체로 어떻게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요? 어떤 사람들은 서체에 관한 얘기가 그저 페인트 칠이 마르는 것을 보는 것처럼 별 거 아니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Hustwit: 처음 영화제작을 계획할 때부터 이 영화가 시각적으로나 감성적으로 관객에게 어필하길 바랬습니다. 나는 주로 음악 다큐 작업을 했기 때문에 이 영화를 서체에 관한 음악 다큐라고 늘 생각해왔어요. 나도 이게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영화에서 헬베티카가 대도시에서 사람들과 일상생활에서 상호작용하며 맹활약을 펼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겁니다. 따라서 영화 '헬베티카'는 시각적으로 보자면 도시공간과 그 안에 존재하는 단어들에 관한 영화이고 이러한 이미지들을 활용하여 우리가 매일 수천개의 단어들에 영향을 받는 모습을 담아냈습니다.
영화 속 대화들은 창작활동 과정, 그래픽 디자인에 테크놀로지가 끼친 영향,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등을 다룹니다. 모든 사람들, 특히 디자이너들이 이런 주제에 관심을 가질거라 생각합니다. 영화 속의 인터뷰는 서체 디자이너와 그래픽 디자이너들의 미니 초상화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영화 속의 많은 이들, 예를 들자면 Wim Crouwel, Massimo Vignelli, Matthew Carter는 굉장히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들로 각각 다큐멘터리 한 편씩 제작해도 될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업적에 대한 인식이 그동안 부족했기 때문에 나는 헬베티카 얘기와 함께 그들의 스토리를 다루고 싶었습니다.
영화 속 대화들은 창작활동 과정, 그래픽 디자인에 테크놀로지가 끼친 영향,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등을 다룹니다. 모든 사람들, 특히 디자이너들이 이런 주제에 관심을 가질거라 생각합니다. 영화 속의 인터뷰는 서체 디자이너와 그래픽 디자이너들의 미니 초상화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영화 속의 많은 이들, 예를 들자면 Wim Crouwel, Massimo Vignelli, Matthew Carter는 굉장히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들로 각각 다큐멘터리 한 편씩 제작해도 될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업적에 대한 인식이 그동안 부족했기 때문에 나는 헬베티카 얘기와 함께 그들의 스토리를 다루고 싶었습니다.
Heller: 대부분의 다큐멘터리들은 전제를 설정하고 그 전제를 뒷받침할 목격자나 인터뷰할 사람을 찾는데요, 당신은 이 영화에서 헬베티카에 관해 어떤 방식으로 접근했나요? 그 접근 과정에서 전에 알지 못했던 사실을 발견한 것이 있습니까?
Hustwit: 내가 가졌던 전제는 한 가지 질문이었던 거 같습니다. 도대체 왜, 50년 전 무명의 스위스 디자이너 Max Miedinger가 디자인한 이 서체가 이토록 전세계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일까 하는 질문이었죠. 전세계 어느 도시를 가도 문만 나서면 헬베티카를 발견하게 되는 이유는 뭘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냥 원래 훌륭한 서체라서 그런건지 아니면 다른 서체보다 가독성이 뛰어나서? 아니면 처음에 서체가 나왔을 때 마케팅이 잘 되어서였을까요? 나는 헬베티카의 인기원인에 대한 수많은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를 위해 나는 헬베티카가 처음 소개될 당시 디자이너로 일하던 사람들과 얘기를 나눴고, 60년대 초 Linotype USA에 있으면서 헬베티카를 지지했던 Mike Parker 등과도 얘기를 나눴습니다. 헬베티카를 쓰면서 자란 세대인 네덜란드의 디자인팀 Experimental Jetset은 헬베티카 신봉자들로 미국에 있는 그들의 지사와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헬베티카를 이용합니다.
영화를 제작하면서 배운 점이요? 영화를 보시면 답을 얻으실 겁니다.
영화를 제작하면서 배운 점이요? 영화를 보시면 답을 얻으실 겁니다.
Heller: Lars Muller는 헬베티카를 예찬하는 책을 썼죠. 당신의 영화도 헬베티카 예찬 영화인가요? 아니면 뭔가 역사적인 자료나 문서를 발견한 게 있습니까?
Hustwit:
설명하긴 좀 어렵지만 내 생각에 이 영화는 그 어느 쪽도 아닌 거 같습니다. 이 영화는 도시공간에 관한 예술영화입니다. 훌륭한 디자이너들의 프로필을 보여주는 영화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가치를 제대로 깨닫지 못하는 예술분야인 타이포그래피를 소개하는 영화입니다. 내 생각에 영화는 Lars의 책보다 더 광범위한 부분을 다루고 있어서 지난 50년간의 헬베티카 활용사례의 카다로그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나는 헬베티카의 보다 근본적인 성공원인을 파고들려고 노력했고 영화 속 디자이너들의 서체사용 전략과 미학을 다뤘습니다.
Heller: 대중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주제를 다룬 다큐멘터리도 재정후원을 받는 것은 어렵습니다. 이 영화의 관객층이 극히 제한적이라고 생각해봅시다. 비록 스펠링 대회에서 Spellbound가 소개되는 것처럼 다수에게 소개될지라도 말이죠. 재정후원을 받는데 어느 정도 어려웠나요? 누가 지원을 해주고 있습니까?
Hustwit: 영화제작비는 제가 부담했습니다. 그야말로 집을 담보 잡히느냐, 헬베티카 영화를 만드느냐의 선택이었죠. 하지만 내가 뭔가 좋아하는 게 있으면 같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항상 많이 있더군요. 그래서 분명히 이 영화를 볼 관객들이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고, 또 영화를 발표하고나서 웹사이트를 만들었더니 반응이 정말 놀라웠습니다. 전세계에는 그야말로 수백만의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있지만 이렇게 그래픽 디자인 다큐멘터리가 극장에 개봉된 경우가 몇 번이나 있었죠? 한 번도 없었어요.
Heller: 영화시사회에서의 반응은 어땠나요?
Hustwit: 8월에 보스턴에서 열린 TypeCon에 영화의 3분짜리 티저를 보였는데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하지만 TypeCon의 관객들은 공략하기 쉬운 관객에 속하죠. 전문 디자이너들에게 어필하면서도 일반 관객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편집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1월부터 각종 영화제에 완성된 영화를 상영하게 되면 우리 전략이 적중했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Heller: 현재 활동 중인 디자이너(몇 명은 헬베티카 신봉자)들을 인터뷰 했는데요, 예상하지 못했던 얘기들이 나온 게 있나요?
Hustwit:
정말 놀라웠던 건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디자이너들이 너무나 겸손했다는 겁니다. 그들 모두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있고, 내가 헬베티카에 관한 영화를 실제로 만들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 하는 것 같았습니다. 또하나 예상치 못했던 것은 모더니스트와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의 확실한 구분이었습니다. 디자이너들의 실무와 그들의 디자인 철학에서 이 구분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예상치 못했던 발견이었고, 디자인에 대한 내 개인적 접근방식도 바꿀만한 것이었습니다.
Heller: 스위스에서는 아직도 헬베티카가 널리 사용되고 있나요?
Hustwit: 네, 그런 거 같습니다. 쮜리히에는 헬베티카가 그야말로 널려있더군요. 하지만 스위스에서보다 독일에서 그 정도가 더한 것에 약간 놀랐습니다. 어쨋거나 영화가 촬영되었던 모든 도시에서 헬베티카를 찾는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도저히 헬베티카를 피할 수가 없을 지경이더군요. 이제는 좀 더 흥미로운 활용법을 찾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결국 촬영을 수없이 한 결과 운이 따랐습니다. 베를린에서 차를 몰고 가다가 거대한 빌보드에 로프로 매달려 있는 한 남자를 갑자기 발견하게 되었는데 10피트나 되는 헬베티카 글씨를 그리고 있었죠. 수개월간 촬영을 하면서 이런 장면들을 여러번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우린 이런 장면들을 "행복한 사고"라고 불렀죠.
Heller: 헬베티카를 질리도록 겪었나요?
Hustwit:
저야 헬베티카에 관한 영화를 편집하느라 헬베티카를 엄청나게 많이 겪어본 것 같습니다. 이제는 길거리를 나가도 영화에 썼으면 좋았을 사례들만 눈에 띕니다. 헬베티카 중독이나 그런 건 아니었는데 이 영화를 시작하면서 헬베티카를 좋아하게 된 것 같습니다.
저자소개: School of Visual Arts의 MFA "Designer As Author"의 공동학장인 스티븐 헬러(Steven Heller)는 Merz to Emigre and Beyond: Avant Garde Magazine Design of the Twentieth Century (Phaidon Press), The Education of a Comics Artist , Michael Dooley와 편집(Allworth Press),
The Education of a Graphic Designer
, The Education of an Art Director (Veronique Vienne와 공저) (Allworth Press)를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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