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tique(The Magazine of Graphic Design Thinking)에 실린 What makes us look?의
마지막 편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대부분 형태를 살펴봤는데 그다지 전체적인 맥락을 생각하지 않고 살펴봤다. 그러나 일단 독자의 시선을 끄는 데 성공했다면 그 다음에는 말하고자하는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해 그 시선을 붙잡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어떤 내용이냐가 중요하다.
1)친숙함
친숙한 이미지는 우리 머리 속에 이미 입력되어 있는 의미를 상기시켜 즉각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다. 친숙한 이미지들은 유머러스하거나 혹은 이중적인 의미 또는 약간의 왜곡을 통해서 다시 새롭게 포장될 수 있다.
예를 들어 Smirnoff의 Citrus Twist를 위한 패캐지를 보라. 우리 눈에 익숙한 병과 박스가뒤틀려(“Twist”) 있는 모습에 놀라게 된다. 이런 이미지들은 우리가 이미 그 이미지들에 친숙해 있다는 전제하에 그 힘을 발휘한다.
소비자들은 병과 박스가 뒤틀려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다시 돌아보게 된다.
디자이너: Barney Hughs
또 한가지 친숙한 것에서 새로움을 발견하는 테크닉은 이미지를 새로운 방식으로 보도록 독자를 유도하는 것이다. 잘 알려진 시카고 공립도서관 포스터는 글자 'a'를 아주 크게 부각시켜 포지티브와 네가티브한 형태를 보게 해서 글자의 ‘아름다움’을 깨달을 수 있게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글자 하나하나를 인식하지 못한 채 읽는다. 여기 알파벳 'a'가 따로 떨어져 나와 엄청 커다랗게 부각되어 독자들에게 글자의 아름다움을 보게 만든다. (포스터의 카피: 'a'는 알파벳의 첫 글자이다. 25개의 글자가 더 있다. 시카고 공립도서관에는 아주 다양한 조합으로 26개의 글자를 모두 가지고 있다.) 디자이너: John Massey, John Riebeu
새롭고 놀라운 방식으로 보여지는 친숙한 이미지들은 또한 다른 의미로 읽힐 수도 있다. 마그리트 스타일의 초현실주의를 사용한 뉴욕 시립오페라 포스터는 독자들의 시선을 모은다. Lucia di Lammermoor의 긴 머리카락이 그녀의 머리를 잡고 있으며 눈물 한 방울이 그녀의 눈에 맺혀 있다. 이 이미지는 매우 호소력이 있으며 신비롭기까지 하다.
이 포스터의 머리카락과 손의 이상한 느낌의 조합은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왜 Lucia는 자신의 머리를 잡고 있는 걸까? 왜 울고 있는 걸까?
일러스트레이터: Rafal Olbinski
이와 같이 친숙한 요소를 가지고 쇼킹한 느낌을 나타내거나 왜곡에 의한 특이함 또는 괴상한 구성을 만들어 내는 것은 쉽다. 10살 짜리라도 할 수 있으며 거의 아무렇게나 만들어도 그런 이상함은 만들어 질 것이다. 그러나 그 이미지가 과연 효과적인지는 또 다른 문제이며 그 해답은 그 이미지가 독자에게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느냐에 달려 있다. 테크닉은 절대 아이디어보다 우선적이 될 수 없다.
2)부정적인 의미 사용하기
폭력, 두려움, 불안, 그리고 비정상적인 것들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이 시선을 끄는 요소들이다. 호주의 나이키 광고에서는 거칠게 손으로 쓴 헤드라인이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난 팀을 위해 죽기까지는 못해도 장기적인 혼수상태까지는 갈 수 있다.” 이 광고는 축구팬들과 선수들의 격렬함과 열렬함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우리 눈에 친숙한 나이키 로고와 제품(운동화)만이 이 광고에서 그나마 그 열기를 식힐 수 있게 하는 요소이다. 아마도 유럽의 럭비와 같은 격렬함에 그다지 공감하지 않는 독자라면 이 광고가 별 효과 없겠지만 말이다.
과격한 유머를 이용한 이 나이키 광고는 스포츠광들을 타겟으로 제작되어 그들의 광적인
이미지를 광고에 그대로 반영하였다. 물론 스포츠광이 아닌 독자들 눈에는 다소 생소하고
무섭기까지 하겠지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Dan Wieden
광고회사: Wieden and Kennedy
블랙유머는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거나 혹은 독자들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어 버리는 위험부담을 갖는다. 예를 들어 아기가 들어 있는 냄비와 요리사의 이미지, 혹은 한 저소득층 여인의 목에 올가미가 드리워진 이미지들은 메시지의 내용이 뭐든 간에 많은 독자들에게 반감을 살 수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Jeffery Dahmer(미국의 연쇄살인범)의 악몽을 되살리게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심한 경우 독자들의 불매운동을 조장할 수도 있다.
디자이너는 자신의 이 불친절한 메시지가 San Diego Communicating Art Group에 받아들여질 거라는 걸 알았다. 일반 독자들은 이 최후통첩에 그다지 끌리지 않을 것이다:
“투표하지 않으려면 입다물라.“ 디자이너: John Ball,
일러스트레이터: David Quattrociocchi, 디자인회사: Mires Design
3)섹스와 노출
알몸 이미지가 섹시한 의미를 전달한다는 데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미국인들은 섹스와 노출은 거의 만국 공통의 반응을 창출한다고 생각하며 따라서 거의 확실하게 시선을 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노출의 의미는 만국 공통적인 것은 아니다. 그것은 다분히 문화적인 차이가 있다.
현재 여러 매체에서 볼 수 있는 섹시함은 비교적 최근에 형성된 것이다. Philip Meggs의 [그래픽디자인의 역사]에서 보면 20세기에 들어와서야 섹시함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섹시한 이미지가 창출하는 효과는 절대적인 가치가 아닌 대중문화 속에서 형성된 의미에 의해 결정된다.
4)시각적 삼단논법
어떤 이미지들은 전통적 논리적인 공식으로 만들어진다: A=B이고 B=C라면 A=C라는 것이다. 이태리의 Pirelli사는 앞으로 전진하는 코끼리의 머리와 코를 타이어로 대체시켰다. 이것은 이런 삼단논법으로 나타낼 수 있다: Pirelli의 타이어=코끼리, 코끼리=튼튼하다. 따라서 Pirelli의 타이어=튼튼하다.
1954년 제작된 이 포스터는 Pirelli 타이어의 견고함을 코끼리로 상징하여 표현하였다.
이 작품은 시각적 삼단논법의 좋은 예이다. 디자이너: Armando Testa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 이미지는 논리적인 조합으로 이뤄진다. 모든 필요한 정보들이 정교하게 하나의 생동감 있는 이미지로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다. 물론 이런 공식만 적용한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디자인이 나오는 것은 절대 아니다. 경험, 기술, 그리고 직관력이 기본적인 지식-즉, 보게 만드는 방법-을 파워풀한 비쥬얼 커뮤티케이션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여러분들이 여기 제시된 물리적 문화적 사실들에 근거하여 디자인한다면 그저 유행만 쫓는 디자이너들과는 확실히 차별되는 디자인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까지 What makes us look?이었습니다. 다음 시간에 새로운 내용으로 다시 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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