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olin Diary

내 소리가 듣기 좋다는 말 첨 들은 듯 ㅋㅋ

Eunice_t-story 2016. 12. 6. 12:32

레슨실에서 시간대가 같으면 가끔 마주치는 분들이 있는데 어제 레슨 때 한 분이 갑자기 말을 걸어왔다. 나 보고 얼마나 배웠냐고 물음.

5년 좀 넘었다고 하니까, 나 하고 어느 남자 분 하고 소리가 듣기 좋더라면서 자기도 언젠가는 그리 됐음 좋겠다고 ㅋㅋ

그 어느 남자 분 소리는 나도 듣고 부럽던데. 역시 사람들 듣는 귀는 다 똑같은 듯. 근데 내 소리 듣고 듣기 좋다는 것은 의외네 ㅋㅋ 


5년 넘게 배운 거치곤 난 못하는 편이라고 그 여자 레슨생에게 분명하게 말해줬다. 그 남자 레슨생이 정상이고 난 좀 처지는 실력이라고 ㅋㅋㅋ


내게 말을 걸었던 그 여자 레슨생은 배우기 시작한 지 이제 1, 2년쯤(?) 된 듯하다. 그래도 보잉은 내가 보기엔 나보다 더 나아 보였다.

그 여자 레슨생도 쌤한테 악기를 샀는데 내 어깨받침(본뮤지카)을 보더니 달라 보인다면서 신기해 함. 

그래서 나도 쌤한테 악기를 샀었고 어깨받침은 내 체형에 맞는 걸로 나중에 바꿨다고 알려줬다. 

보니까 '어깨받침'이란 용어도 아직 생소한 단계인 듯 보였다. 그 분도 배우면서 차츰 바욜린의 매력에 빠져 허우적 되길 바람^^


그러고 보면 난 시작할 때부터 그만 두지 않고 쭈욱 하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고 시작했었다.

그 여자 분은 아직 계속 할지 말지를 해보면서 정할 생각인 듯했다. 

바욜린을 아예 성인 때 처음으로 배우기 시작한 경우에는 그만 둘 확률이 좀 높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나 같은 경우는 중딩 때 한 번 그만 둬 봤기 때문에 다시 시작할 땐 더 이상 그만 둘 생각은 아예 하지도 않았고 

이번엔 기필코 가는 데까지 가보자는 생각을 했으니까. 

성인 때 처음 배우기 시작하는 사람들 중에는 이게 피아노처럼 그냥 좀 하면 되는 악기인 걸로 오해한 상태에서 시작하는 경우도 있는 거 같다. 그런 사람들은 빨리 마인드를 바꾸지 않으면 좌절 속에 포기하게 된다는.


근데 앞으로 레슨 때마다 그 여자 레슨생을 마주치게 될까... 내가 연습할 때 가끔 물끄러미 쳐다 보는 게 느껴짐 ㅋㅋㅋ

여자 레슨생은 내 비브라토 소리가 듣기 좋다면서 언제부터 배웠냐, 이 선생님한테 배운 거냐고 물었다. 

난 그냥 3년차쯤에 쌤이 해보라고 하셔서 비브라토를 하기 시작했다고 간단하게만 대답했다. 레슨실에서 수다 떠는 분위기는 아니므로.

근데 사실 내가 비브라토를 쌤한테 정식으로 배우긴 한 건가 싶긴 하다 ㅋㅋ 

쌤은 그냥 더 흔들어 보라고 하신 거밖에 달리 특별히 비브라토 집중훈련 같은 건 없었다. 

그냥 계속 흔들다 보니 쪼끔씩 나아지고 있는 거 같긴 하다. 다른 레슨쌤들은 비브라토를 어떤 식으로 가르치는지 궁금하기도 하네.


지인 멤버들 중 한 분도 최근에 바욜린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 분도 나처럼 어릴 때 배워본 적이 있기 때문에 

모임 때마다 만나면 자기도 다시 배우고 싶다고 그동안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는데 드뎌 몇 달 전에 바욜린 레슨 시작했다고 공지하심 ㅎㅎㅎ


이후로 만나면 나한테 이것저것 물으신다. 나는 아는 한도 내에서 성실하게 답변 ㅋㅋㅋ

나도 그랬지만 그 분도 같은 과정을 거치고 계신 듯. 아무리 어린 시절에 배웠더라도 30년 넘게 안 하다가 다시 하는 건 

그냥 첨부터 다시하는 것과 같다. 어린 시절 바욜린 만지작 거렸던 기억만 어렴풋이 나고 

악보에 있는 현악기 전용 기호 같은 거 정도나 기억하는 정도. 장조 단조 음계 같은 건 피아노 배웠으면 그냥 평생 가는 것이고.

그 외에는 완전히 새로운 시작이다. 1년 배운다고 뭐가 획기적으로 나아지진 않는다.

아직 몇달차인 지인 분은 보잉도 삐뚤고 음정도 안 맞아서 답답해 하시는 듯 했다. 그래서 나는 바욜린은 지구전이라고 알려 드림.

실제로 바욜린은 오래 할수록 쪼끔씩 나아지는 악기인 거 같다. 1년 안에 확 잘 하게 돼서 곡 연주가 가능해지는 그런 쉬운 악기가 절대 아니다.

그렇게 쉬운 악기라면 왜 전문연주자들 대부분이 아주 어릴 때부터 시작했고, 신동들이 많고, 그렇게 오랜 시간 연습을 하겠나.


전문연주자 실력 근처에도 못가겠으나 그냥 공연 보는 걸로 만족하면서 나는 취미생으로서 어느 정도 실력이 됐으면 좋겠다.

이제는 10년을 바라보며 화이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