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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llow Lounge Seoul Ⅹ_클라라 주미 강&김정원 - 12월 17일 클럽 옥타곤

Eunice_t-story 2015. 12. 18. 15:15


내 나이에는 들어갈 수 없는 장소를 들어가 봤고,

 (같이 갔던 칭구가 어디 보니까 이 클럽은 정상영업의 경우 40세 이상은 출입금지로 돼 있더란다 ㅋㅋㅋ) 

클라라 주미 강을 진짜 코앞에서, 마치 한 무대에 함께 서서 연습하는 걸 구경하듯 매우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는 거,

이 두 가지 빼곤 다소 기대와 예상과는 사뭇 달랐던 공연.



쿵쿵거리는 클럽에서의 클래식 공연이라... 과연 어떨까 되게 궁금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시는 이런 공연 갈 일은 없을 듯.

파크 콘서트 같은 건 어떤 느낌일까 싶다. 난 클래식 공연은 여태 클래식 전용 공연장에서만 감상했었기 때문에

이렇게 클럽에서 진짜 관객과의 거리감이 전혀 없이 진행되는 공연은 어떨까 싶어 호기심에 갔던 건데,

사실 클라라 주미 강이나 내가 관심 있어 하는 연주자 공연이 아니라면 굳이 이렇게 클럽까지 갈 일은 없다.


이 공연을 가기로 했던 이유 중 하나가 앞으로 있을 금호아트홀 공연이 앞좌석이 다 나간 터라 

이거라도 가지 않으면 클라라 주미 강을 당분간 못보겠구나 싶어서 갔던 건데... 결론은 다시는 이런 공연은 안 가고 싶다는...

내가 이젠 마이 늙은 탓도 있고 감상 집중도 안 될 뿐더러 연주자들이 안쓰러워 보이기까지 하더라.

물론 누군가 강요해서 연주자들이 이런 공연을 했을 거 같진 않지만 

관객과의 소통을 굳이 음악의 질을 해치면서까지 이렇게 물리적인 거리 좁히는 것으로 시도하는 게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런 점에서 파크 콘서트는 어떨지 진짜 궁금해진다는 ㅋㅋㅋ 뻥 뚫린 장소에서 관객들이 앞에 널부러져 있고 시끌벅적할 거 같은데 ㅋㅋㅋ

클래식 공연도 과연 락페처럼 그렇게 들어도 되는 걸까...?? 내가 생각이 참 꽉 막힌 거 같단 생각은 들지만 둘은 좀 다른 게 아닐까...


***


날도 추운데 클럽 입구에서 몇 분 동안 줄을 서야 했다. 보니까 무슨 이벤트로 공짜로 들어가는 줄도 꽤 길었다. 

나와 친구는 일반 줄로 들어가서 표(손목밴드) 착용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디제이 부스 앞쪽으로 피아노와 마이크가 설치돼 있었다. 

드뎌 주미 강을 보는구나 하는 맘에 앞쪽에 서 있다가 화장실 좀 댕겨오니까 앞쪽에 사람들이 늘어났더라는 ㅋㅋㅋ


 

뒤쪽도 점점 차오르고...


8시 5분? 10분쯤 되자 진행을 맡으신 아나운서 여자 분이 진행을 시작하셨다. 

말투가 KBS 클래식 FM의 <당신의 밤과 음악>인가? 그 코너 진행하시는 분 같던데 맞는지 몰겠음. 

관객 중에는 나이가 지긋해 보이시는 적어도 50대는 되어 보이는 남성 분도 있었다. 난 우리가 젤 고연령군일 거라 생각했는데 ㅋㅋㅋ


사회자의 진행으로 바로 클라라 주미 강을 보겠구나 싶었으나 디제이 타임으로 이어짐 -_-

가기 전에 다른 블로그에 보니까 그런 얘기가 있긴 했지만 모든 옐로우 라운지 공연이 다 그런 건 아닐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이 공연에도 역시나 디제이 타임이 있었다. 난 주미 강 보러 간건데!! >_<

한 20분 정도 그냥 스탠딩 자세로 움직임 없이 서 있었다 ㅋㅋㅋ 난 춤추러 간 거 아니므로 ㅋㅋㅋ 인내와 고행의 20분 ㅋㅋㅋ

나도 젊을 때 클럽 열심히 댕겼던 사람 중 하나이고 클럽 좋아하는데 앞쪽에 사람들이 빽빽해서 흔들기도 어려웠지만 솔직히

별로 흔들고 싶지도 않았음. 그저 '빨리 주미 강 내놔!' 하고 싶더라는 ㅋㅋㅋ


드디어 피아니스트 분이 혼자 나오셔서 두 곡을 연주했다. 그리고 난 후 드뎌 주미 강 등장! *_*



원래 내가 섰던 자리는 주미 강 뒷통수나 볼 수 있는 자리였는데 점점 옆으로 밀려서 결국은 뷰가 좋은 명당 자리까지 밀려갔다 ㅋㅋㅋ

그래서 진짜 가까이서 주미 강의 연주를 보고 들었다. 물론 음향조건은 열악했지만 적어도 시각적으론 마치 한 무대에 서 있는 듯 

진짜 가깝게 연주하는 모습을 봤다. 어깨받침을 안 쓰는 것도 직접 내 생눈으로 확인 ㅋㅋ 뭔가 투명한 패드 같은 것만 바욜린에 대어 있더라.


난 주미 강의 첫 곡(생상의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만 듣고 그냥 그 자리를 빠져 나왔다. 

도저히 더 들어봤자 뒤쪽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의 소음과 뒤섞인 연주를 들어야 하는 것도 좀 거슬렸고 계속 서 있느라 힘들기도 했고.


사회자 아나운서 분이 멘트할 때 옐로우 라운지 첨 오신 분 손들어보라고 해서 나도 손을 들었는데 사회자 분이 

'처음 오신 분보다 와 보신 분이 더 많은 거 같다'고 하더라. 이런 환경의 공연을 두 번 이상 가게 된다는 거 자체가 나로선 신기할 뿐.


입장할 때 손목밴드와 함께 받은 음료 쿠폰으로 칵테일 한 잔 들이키고 친구와 바로 클럽을 빠져나왔다.

그래도 주미 강이 첫곡 선곡을 잘 해주셔서 딱 그 곡만이라도 들을 수 있어서 다행스러웠음 ㅋㅋㅋ


기대한 것과 너무 달라서 아쉽지만 아마 안 가봤으면 또 되게 궁금했을 거다. 이제 한 번 가봤으니 됐다! ㅋㅋㅋ


키가 170은 돼 보였다. 영상으로 보니 거리가 있어 보이는데 실제로는 훨씬 가까이서 봤다.

다음엔 정식 공연에 꼭 보러 갈게요, 클라라 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