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어제 다녀왔다. 디토 페스티벌 때 예고했듯이 가을에 또 열린 디토 옥토버 페스트.
근데 책자 표지 보고 가을 분위기가 아니라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느껴짐 ㅋㅋ
디토 페스티벌 때 공연 3개를 보느라 패키지 티켓으로 샀더니 앞자리를 살 수가 없어서 이번엔 달랑 1장만 샀다.
앞에서 7번째 줄 좌석. 약간 사선 방향이라 뒷통수 가리는 일은 없었다. 첫 무대에서 기돈 크레머가 1바욜, 스테판이 2바욜을 했는데
여태 실내악 공연을 많이 본 건 아니지만 내가 본 것 중에서 스테판이 이번 공연에서 앉은 자세는 참 독특했다.
완전 기돈 바라기 자세로 앉음 ㅋㅋㅋ
기돈 크레머 라는 바욜리니스트는 이번에 디토 덕분에 처음 알게 됐다. 난 첨 알았지만 굉장히 유명한 분인갑다.
기돈과 한 무대에 서는 스테판과 용재오닐의 모습은 마치 마스터클래스에 참여하는 학생들 같았다고나 할까...ㅎㅎㅎ 보기 좋았음.
이미 오래 전부터 유명하시고 엄청난 경력의 소유자이신 기돈 크레머는
백발에 흰 셔츠를 입고 나오셨는데 왠지 디즈니 피노키오 만화에 나오는 할아버지 같다는 생각을 했다는 ㅋㅋㅋ
다른 연주자들은 올블랙 의상이었고 기돈 크레머만 화이트 셔츠를 입었는데 마른 체형인 듯 보였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의 연주가 흘러나오는데.... 속으로 와.... 하는 감탄이 나오더라.
물론 난 막귀이고 비전문가이지만 바욜린 음색이 너무너무 부드러웠다. 무슨 올드 악기를 쓰시는지, 무슨 현을 쓰시는지 몰겠는데,
소리가 정말정말 아름답고 부드러웠음. 그러고 보면 여태 봤던 클래식 공연들이 주로 젊은 연주자들(사라장도 포함) 공연이었던 거 같은데
정경화 쌤 공연을 봤고 기돈 크레머, 그리고 이제 11월에 이착 펄만을 본다.
젊은 연주자들의 연주를 보면 대단히 열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진다.
연륜이 쌓인 거장들의 연주를 보면 진짜 노련함이 느껴진다. 연주할 때 몸을 젊은 연주자들처럼 마구 휘저으면서 하지 않더라도
열정과 에너지가 느껴지는 노련함. 수많은 경험이 없이는 절대 드러날 수 없고 흉내낼 수도 없는 게 바로 노련함인 듯.
기돈 크레머의 연주를 보면서 '와...어떻게 저렇게 쉽게 할 수 있지???'하는 생각을 수없이 했다. 연륜이 없다면 불가능할 거 같다.
보기에도 듣기에도 되게 쉬워 보인다. 하지만 사실은 되게 어렵다. 쉬워 보이게 한다는 건 그만큼 내공이 어마무시하는 얘기.
보통 실내악 연주를 보다 보면 악장 사이에 간간히 튜닝할 때도 있고 잠깐씩 쉬는 모습도 보이는데
이번 공연은 어째 악장 사이 시간이 거의 없이 지나간 것 같다는 느낌....?
1부 첫곡을 제외한 나머지 곡들은 꽤 현대적으로 들렸다. 현대 곡 연주감상을 그닥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2부 마지막곡(슈니트케)은 꽤 몰입해서 들었던 것 같다.
슈니트케라는 작곡가도 러시아 사람이네... 쇼스타코비치 음악을 들을 때처럼 영화 OST 같다는 생각이 들었음.
앵콜은 두 곡을 했는데 친절하게도 제목을 알려주셨네요, 그렇잖아도 궁금했는데 ㅎㅎㅎ
-피아솔라의 오블리비온
-화양연화에 나왔던 Yumeji's theme (from In the mood for love)
프로그램 곡들보다 앵콜이 너무너무 좋았던 ㅋㅋㅋㅋ
Piazzolla - Oblivion
처음에 내는 소리가 매우 독특했고 멜로디가 너무 애잔하고 아름다움 *_*
Yumeji's theme (from In the mood for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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