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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위대한 유산 (The Van Gogh Legacy, 2013)

Eunice_t-story 2014. 12. 28. 00:37

영화를 다 보고 나니까 제목이 확 와닿네 ㅋㅋㅋ 위대한 유산 맞네 ㅋㅋㅋ

영화 초반부터 중반까지는 반 고흐에 대한 연민은 별로 생기지 않았다. 
'저러니 사람들이 붙어 있질 못하지 쯧쯧쯧....' 이런 생각만 들었다 ㅋㅋㅋ
그런데 후반으로 갈수록 좀 더 이해가 되었다고나 할까... 
그리고 여태 내가 알고 있던 반 고흐의 자살은 사실이 아니라 추측이었던 것인가???
갑자기 막 혼란스러움... 고흐에게는 중요한 화가였던 고갱이 이 영화에선 그다지 좋은 이미지로 묘사되진 않는다.
<달과 6펜스>를 아주 오래 전에 읽었는데 지금은 내용도 잘 기억이 나진 않지만...
이 영화는 고흐가 주인공이니까 고갱을 저렇게 묘사했지만, 만약 고갱이 주인공인 영화가 있다면 고흐를 어떻게 묘사했을까? 
미치광이...? 
무엇보다 이 영화가 좋은 점은 고흐가 생전에 정말 사용했을 네덜란드어로 대사가 나온다는 점. 
물론 나 같은 외쿡인 입장에선 자막 쳐다보랴, 
영상 보랴 정신 없었지만 영어 대사로 했을 때보다 뭔가 더 오리지널스러운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근데 도대체 출연진들은 몇 개국어를 하는 거야??? 고흐의 조카로 등장하시는 중년 남배우 분은 
영어권 영화에서 낯이 굉장히 익은 분인데...
영화 속에서 영어는 전혀 안 하시고 네덜란드어와 불어를 하신다. 영화에서 사용된 언어는 그러니까 불어와 네덜란드어.
한글자막이 아닌 영어 자막을 보면 사실과 픽션이 섞여 있다고 써 있다. 과연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사실이었을까...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드는 생각.

타이틀 시퀀스가 참 이뻤다. 캔버스 위에 물감을 뭍인 붓이 스윽 지나가는 클로스업.

이 영화는 현재(1950년대~70년대)와 과거 (고흐 생존 당시 1800년대)를 오가는데 
장면이 전환될 때 자막 같은 게 전혀 없이 그냥 휙휙 전환된다. 현재와 과거를 수없이 왔다갔다...

친척 아저씨의 화랑? 같은 곳에서 직원으로 일하는 빈센트 반 고흐. 굉장히 자기 주장이 강하고 사실적인 회화를 싫어한다. 
난 사실적인 그림 좋아하는데... 고흐가 지금 시대에 태어났다면 상황이 좀 달랐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동생인 테오에 비해 장남이면서도 변변히 장남 구실도 못하고, 그래서 집에서 대접도 못 받는 빈센트. 
근데 이 장면들을 보면서 별로 동정은 안 생기더라는 ㅋㅋㅋ 
도대체가 성격이 너무 거칠고 불안하고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고흐 역 배우 연기 잘 함 ㅋㅋ

감자먹는 사람들. 1885

정말 고흐가 살아생전에 이렇게 자신만만했을까? 어떤 부분이 사실이고 픽션일지...??

함께 그림을 그리던 친구 안톤에게 자신의 그림에 대한 의견을 묻는다.

솔직한 의견을 말해달라는 빈센트에게 친구 안톤은 솔직하다 못해 노골적으로 의견을 말함.

모델을 잘 구하지 못한다는 얘길 들은 옆집 노처녀가 모델을 자청하는데....ㅋㅋㅋ

이 모습을 본 여동생이 식구들에게 말하고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사망 -_-

어머니는 동생 테오에게 빈센트를 파리로 데려가 줄 것을 부탁한다.

파리의 한 화실에서 로트렉과 함께 미술 공부를 한다. 내 방엔 지금 로트렉 그림 카피 포스터가 걸려 있음 ㅋㅋㅋ

고흐가 화가로서 막 시작하던 무렵 고갱은 이미 유명세를 타던 화가.

바로 이 분이 고갱.

동생 테오의 집에서 나와 고갱과 함께 살 집을 꾸몄다.

아를르의 포룸 광장의 카페 테라스[Café Terrace, Place du Forum, Arles], 1888  이 그림 카피 포스터 갖고 있음 ㅋㅋ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La nuit étoilée, Arles),19세기경

테오가 결혼한다는 소식을 편지로 읽는 빈센트. 저 우체부는 인물화 모델 중 한 분.

Oil on canvas. 64.0 x 54.5 cm. Arles 1889

고갱은 고흐와 같이 지내 달라고 하면서 테오가 돈을 줬다고 말한다.
고흐가 메니에르 병을 앓았을 가능성이 있다? 앓았다? 는 얘길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난다.
도대체 귀는 왜 자른 거야??? 예전에 읽은 거 다 까묵.... -_- 
근데 이런 사실들만 단편적으로 보자면 진짜 정상은 아니었던 거 같다.

그러고 보면 평생을 동생한테 얹혀 살았던 거 같다. 현실적으로 보자면 참... 
하지만 생존 당시에 이렇게 신세만 지다가 죽고 나서 테오의 아들에게 큰 유산을 남긴 셈이다.

오베르에서 빈센트가 머물렀던 숙소의 딸.


이 장면들이 좀 충격이었다는... 
이 영화 내용을 그대로 믿자면 동네에서 깡패 같은 아이들과 실랑이를 벌이다가 총에 맞아 죽은 게 된다. 
총성이 울려 퍼지는 장면에서는 고흐가 총에 맞는 장면은 나오지 않고 소리만 난다.
검색을 좀 해보니 실제로 고흐의 자살이 타살일 가능성이 최근에 제기됐다.
왼쪽 가슴에 총을 맞고 집까지 걸어가서 29시간 고통을 겪다가 사망했다고 한다. 타살일 가능성에 대한 얘기도 일리가 있다.

타살가능성 1. 통상적으로 권총자살을 하는 경우에는 관자놀이나 입 안에 총구를 겨냥하지 
왼쪽 가슴을 겨냥하는 일은 거의 드문 일.

타살가능성 2. 사망 전날 고흐가 평소보다 많은 양의 물감을 주문한 사실이 밝혀졌단다. 
가만 보면 타살일 가능성이 더 높아 보임. 그동안 알고 있던 사실과 많이 다르긴 하지만 왠지 타살 쪽이 더 신빙성 있어 보인다.
그동안 자살로 전해졌던 것이 별다른 의심 없이 믿어졌던 건 고흐가 정신병원에 들어갔던 적도 있고 
평소 좀 기이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랬던 거 같다.
사실 역사적 인물들 중에 정말 미스터리하게 죽은 사람이 많지만 
고흐는 비교적 죽음에 대해 사실이 잘 알려진 편이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니...

총알 빼내면 살 수 있는데 아무리 고흐가 싫다고 했더라도 테오가 억지로라도 총알 빼도록 치료할 수 있지 않았을까? 
왜 그냥 저리 죽도록 했을까... 좀 이해가 안 갔던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