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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회 (2014)

Eunice_t-story 2015. 1. 12. 13:09
다운 받은 건 한참 됐으나 이제서야 다 봤다. 
사실 다운 받아 놓고 볼 여유도 없었지만 소재가 소재(불륜!)인만큼 다운도 안 받으려고 했었다가 
그래도 클래식이 나온다길래 일단 다운은 받았는데
또 클래식이라도 피아노곡이 많이 나올 거 같아서, 
난 현악기 소리를 더 좋아하기 때문에(피아노 소리도 좋아는 하지만 현악 소리를 더 좋아한다) 바로 볼 생각은 안 하다가
봐야지! 하고 생각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이남연 음악감독의 오리지널 스코어들이었다. 
밀회를 보기 전에도 두 연주자가 연주하는 슈베르트의<네 손을 위한 환상곡 F단조>는 
드라마 방영 당시 화제거리여서 들어봤고 좋았다.
그 외에도 이제 드라마를 보고나니 아름다운 클래식 곡들도 찾아서 다시 들어봐야지 하는 생각은 드는데
클래식 곡들보다 더 여운이 남는 건 이남연 음악감독의 오리지널 스코어들. 
오죽하면 내가 드라마도 보기 전에 음악에 훅~가서 CD까지 주문 했으랴 ㅋㅋㅋ 
이남연 씨의 음악이 드라마 분위기를 미리 설명(?)해줬다고나 할까... 
그래서 그 '설명'을 듣고 드라마를 볼 결심을 ㅋㅋㅋ
보고나니 참 잘 만든 명품 드라마 한 편 본 느낌. 배우들 연기, 연출, 대사 모든 것이 참 좋았다.
오혜원 남편 강교수 역을 맡으신 배우도 연기 완전 리얼~ 어쩜 그렇게 리얼한 연기가 나올까... 
드라마를 보고 있다는 걸 잊을 정도로 리얼했다.
김희애씨 연기야 정말 나무랄 때가 없다. 목소리도 너무 우아하고 연기도 너무 잘 하고 외모도 아름답고...
그리고 유아인. 
오마니가 장옥정 때부터 유아인 팬이시라 나도 조금은 관심을 갖게 됐고, 
유아인이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괜히 혼자 
'나랑 코드가 좀 맞는구나' 하는 생각도 했었고(ㅋㅋㅋ) 서울 티셔츠도 샀고 ㅋㅋㅋ 
인스타그램도 팔로잉하기 시작한 지 쫌 된다.
오마니랑 같이 영화<깡철이>도 보러 갔었고 앞으로 개봉할 영화 2편도 오마니랑 같이 보러가야한다. 
오마니가 같이 보러 가자고 했음 ㅋㅋㅋ
밀회를 통해서 유아인을 재발견한 느낌. 유아인 = 이선재.
그리고 본인 연기 스타일이 그런건지, 이선재라는 캐릭터 때문에 그렇게 연기한 건지 몰겠는데 
연기를 보면서 Ben Whishaw가 떠오르더라는...
Ben Whishaw의 거칠면서도 강렬한 연기가 떠올랐다. 거기에 하나 덧붙이자면 겁나 쎅시 ㅋㅋ 
순수하면서도 강렬하고 거친 느낌. 그래서 겁나 쎅시 ㅋㅋㅋ
드라마 소재가 불륜이었지만 다 이해해주고 싶게 충분히 설득력이 있었다. 
자신의 피아노실력을 (아마도 처음으로) 인정해준 오혜원에게 끌린 이선재. 
선재의 모습에서 자신이 잊고 살았던 걸 발견하는 오혜원.
사실 첨에 드라마 보기 전에 원조교제 수준으로 나이차가 심하게 나는 불륜 소재 드라마라는 키워드가 너무 부각됐었는데
드라마의 소재였을 뿐 주제는 아니었다. 그러고 보면 내가 이 드라마를 보기 전에는 
'불륜을 소재로 한 클래식 드라마'로 나름 정리해서 이해하고 있었는데 다 보고나니 그것도 아니었던 거 같고 ㅋㅋㅋ
오혜원과 이선재의 관계와 똑같진 않지만 두 사람의 극심한 나이차이를 보면서
몽마르뜨의 여인이면서 화가였던 수잔 발라동과 발라동의 사생아 아들의 친구(앙드레 우터)와의 로맨스가 떠올랐다.
둘이 당시 나이가 발라동이 46세, 우터가 23세였다고... 무려 23살 나이차이... ((O_O))
실제로도 이런 원조교제 수준의 로맨스가 있긴 하다.
말로만 들어도 불편한 이런 스무살 나이차이인데,
김희애와 유아인의 내공 때문인지, 캐미가 좋아서인지, 둘 다인지, 
드라마를 보면서 두 사람이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는 ㅋㅋㅋ
만약 이 나이차이가 여자가 남자보다 스무살이 어린 경우였다면...??? 
밀회의 경우와는 좀 다르게 쳐다보기 훨씬 더 불편하지 않았을까 ㅋㅋㅋ
사회적 통념상 어쩔 수 없이 이런 생각이 드는 건 거의 그냥 자동반사적.
상류층들이 서비스 직원들을 마치 하인 부리듯 대하는 것도 땅콩 사건 이후에 보자니 참 보기 불편했다.
유아인이 페북에 말한대로 진짜 이선재는 '천재'가 아니라 '천사'에 가까운 존재였던 거 같다. 
김희애를 악으로부터 구원해준 ㅋㅋㅋ
연출 중에 내가 특히 맘에 들었던 부분은 
드라마들을 보면 혼자 생각하는 장면에서 나레이션이 깔린다던지, 
머릿 속 생각을 시청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입으로 독백 대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연출은 왠지 급 떨어지는 느낌. 근데 밀회에서는 그런 장면이 없었다. 
오혜원 비서가 혼잣말 한 장면 딱 하나 있었고 
주연급 배우들이 혼자 생각하는 장면에선 이미 들었던 다른 배우의 대사를 들려줘서 
배우가 지금 무엇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지 정도만 알려줌. 
난 딱 그 정도가 좋더라. 혼자 방에서 머릿 속 생각을 주절주절 입으로 내뱉었다면 진짜 드라마 급 떨어졌을 거야....
드라마였지만 마치 한 편의 굉장히 긴 영화를 본 느낌도 든다. 
불편한 소재를 참 아름답고도 우아하고 주제를 확실히 전달한 드라마가 아닐까 하는 갠적 생각.
유아인의 피아노 연주 장면들, 완전 특급 수준! ㅋㅋㅋ 진짜 연습 많이 했나보다. 
이선재라는 피아니스트가 실제로 있었다면 선재 빠순이 될 뻔 ㅋㅋㅋ
오혜원과 이선재의 키스신 유툽 영상들을 보는데 댓글에 완전 동감! ㅋㅋ
"AhIn, he is the sexiest Korean actor, I swear. He really shines in drama. He conveys awkward boyish charm and manly sexiness at the same time. He is a magnificent! "
이 드라마에서 유아인이 보여준 매력을 진짜 정확히 짚었다 ㅎㅎ
피아노 연주 연기를 너무 완벽하게 잘 한 유아인! 드라마 보는내내 감탄했다.



이 장면 보면서도 피아노 연주하는 장면을 너무 리얼하게 해서 진짜 연주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실내악 연주 장면. 착한(?) 음대 교수님이 왜 아이들이 학교를 그만 두는데 
아무 것도 안 하는가 사실 그 점이 좀 이해가 안 됐다.

내가 아무래도 실내악빠인 듯 ㅋㅋㅋ 실내악 너무너무 듣기 좋았다.
딱히 클래식 드라마라고 할 순 없지만 드라마 속 클래식 음악 곡들도 드라마 스토리와 맞물려 짠하게 와닿았다. 
클래식 OST 음원들 몇 개 사야겠다.
드라마는 시작에서부터 매회를 거듭할수록 긴장감이 크레셴도 되었고, 
안단테/디미뉴엔도인 줄 알았는데 갑자기 포르티시모가 되기도 했고...
안단테에서 알레그로, 비바체까지, 2분 음표들 레가토에서 16분음표 데타셰에 이르기까지 
한 드라마 안에서 다 섭렵한 듯한 느낌 ㅋㅋㅋ
드라마 한 편 보고 여운이 오래 남는 경우가 별로 없었는데<밀회>는 여운이 많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