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누아르 (2012)

제목과 트레일러만 대충 보고는 화가 르누아르의 그림과 그의 예술세계에 관한 스토리일 거라고 지레짐작하고 봤는데,
영화를 다 보고 나니까 화가 본인 얘기도 물론 있긴 했지만 르누아르가의 남자들 얘기가 아니었나 싶다.
르누아르가 이름이 아니라 성이니까...ㅋㅋ 그러고 보면 내가 화가 본인의 삶에 대해 아는 게 없었다.
고갱은 그를 주제로 한 소설도 있었고(달과 6펜스) 고호의 경우는 권총자살한 스토리도 알고 있었지만 
르누아르에 대해서는 이 영화를 통해 조금이나마 알게 됐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르누아르의 집을 보면서 오래 전 프랑스에 갔을 때 가봤던 모네의 집이 생각났다.
모네가 그림을 그리면서 생전에 살던 집은 관광지로 일반에 개방되었었다. 지금도 그런지...?
모네의 집 마당에 있던 연못은 모네의 그림 속 바로 그 연못인 듯 했고 컬러도 완전 똑같아서 소름돋을 정도였다.
르누아르의 아들인 장 르누아르가 훗날 프랑스영화계 거장이 된 것은 몰랐던 사실. 이 영화를 통해 알았다.
아버지와 아들이 모두 시각예술계의 거장이 된 셈이다.

영화는 내 예상대로 잔잔하고 느렸으며 화면은 아름다운 컬러들로 가득 채워졌다. 
르누아르가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으면서도 그림 그리는 걸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그림에 매달렸던 모습이 참 짠했다.

누드모델을 구한다는 르누아르 부인의 요청에 따라 르누아르의 집으로 향하는 앙드레(데데).

알고 보니 르누아르 부인은 이미 오래 전에 사망.

오래 전에 학교 다닐 때 누드 크로키와 누드 조각 수업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처음에는 내가 민망하다가 나중엔 내 작업하기 바빠서 그런 게 전혀 민망해지지가 않더라 ㅎㅎ
뼈, 살, 음영, 자세, 그런 거 신경쓰기 바빠서 벗은 거 신경 쓸 틈이 없다 ㅎㅎ

막내 아들. 뭔가 되게 불만이 많은 십대 같은 분위기 ㅋㅋ

앙드레를 모델로 그림을 그리면서 앙드레에게 맏아들 피에르 얘길 하는 르누아르.

그럼 가수도 직업이 아니겠네? ㅋㅋㅋ 
르누아르의 이 말에 앙드레가 '항상 그렇게 부정적이고 꼬였냐'고 하니까 
르누아르는 웃으면서 '예전 보다는 나아진 것'이라고 말한다 ㅎㅎ

둘째 아들 장 얘기를 하는 르누아르.

흑백 사진으로 내 눈에 익은 르누아르 모습이 바로 이렇게 휠체어에 앉아서 그림 그리는 모습이다. 
그냥 늙어서 휠체어에 앉았겠거니 생각하고 말았을 뿐 류마티스 관절염이 있었는 줄은 몰랐었네...

참 십대 성장기 소년다운 발언 ㅋㅋㅋ

부상으로 잠시 집에 돌아 온 둘째 아들 장.

내가 줏어들은 바로는 그냥 퇴행성 관절염과 달리 류마티스 관절염은 무슨 바이러스인지에 의한 관절염이고 
뼈 모양이 변한다고 한다. 통증도 심하고... 저런 상태로도 그림 그리기를 멈추지 않았던 르누아르. 
역시 거장들은 대단하다.

저 자세로 푹 잠이 올까...?

르누아르가 데데를 그리고 있는 와중에 장이 등장.

아버지의 모델, 그리고 화가의 아들로, 장과 데데(앙드레의 애칭)의 만남.

앙드레(데데)와 장의 러브라인을 암시하는 장면. 물감이 물에 천천히 퍼지는 장면이 클로스업된다. 
영화 속에서 이렇게 뭔가 암시하는 장면들이 간간히 나왔다. 다 이해가 가는 건 아니지만 -_-

대담녀 앙드레 ㅋㅋㅋ

그러고 보면 채소, 야채들은 참 컬러풀하다. 
영화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에서도 이렇게 부엌 장면들이 나오는데 참 컬러풀했던 기억이...ㅎㅎㅎ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새겨 들어야 할 말씀 ㅎㅎㅎ

말로는 이렇게 놀려 대지만 사실은 장을 좋아하는 데데(앙드레).

어릴 때부터 그릇에 그림을 그렸던 르누아르. 십대 시절부터 도자기 공장에서 그릇에 그림을 그리던 르누아르는 
기계화로 인해 실직하고 이후 아틀리에에 들어가면서 화가가 된다.

군에 다시 복귀하기로 결심한 장.

이 장면. 한 폭의 그림 같다. 낮시간대 내리 비치는 저런 자연광. 딱!! 르누아르가 그린 그림 중 하나 같다. 
이 장면 뿐 아니라 영화 전체가 그림 같다.

아버지 오귀스트 르누아르와 작별인사를 하는 아들 장 르누아르.

중요한 정보는 막판에 이렇게 자막으로 한꺼번에 쏟아지는 이런 ㅋㅋㅋㅋ
르누아르 부자에 대해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된 잔잔하고 아름답고 유익한 영화.
19금 등급의 영화이지만 사실 누드가 등장한다는 것 외에 딱히 야하다는 느낌의 장면은 전혀 없다.
장르누아르에 대해 검색해보니 제대 후 '모델 출신의 한 여성'과 결혼했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유산을 상속 받아 영화사를 차렸단다. 
여기서 말하는 '모델 출신의 한 여성'이 바로 앙드레인듯.
1939년에는 가장 위대한 영화 리스트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영화 [게임의 규칙(La Re'gle du jeu)]을 만들었다.

앙드레의 실제 모습.

무성 영화를 찍었다고 한다. 위키백과에는 장르누아르의 첫번째 아내였다고 돼 있다.
르누아르 그림 속의 앙드레.

Blonde à la rose

, Andrée, 1915-1917.
앙드레는 르누아르 부자의 작품(그림과 영화)에 모두 등장한 여인이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가브리엘'이라는 여인에 대해서 전혀 몰랐었는데

영화 속에서는 르누아르 가족에게 상당히 중요한 여인인 것으로 비춰진다.

그럼에도 가브리엘에 대해서는 자세히 묘사하지 않아서 궁금해서 검색해봤다.

위키백과 정보에 따른 가브리엘은 르누아르 아내의 사촌으로

르누아르 아들들을 돌보는 유모 역할도 했고 가끔 르누아르 그림의 모델이 되기도 했단다.

르누아르의 아들들이 어릴 때부터 같이 살면서 키워 준 친척 아줌마 같은 존재였던 거 같다.

르누아르 그림 속의 가브리엘. 어린 장과 함께 있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