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olin Diary

독학의 위험성

Eunice_t-story 2015. 1. 19. 22:46
최근에 바욜 카페에 누가 본인 연습 영상을 올렸다. 
올라온 그 연습 영상 제목이 엄청 난이도 높은 곡이다. 호기심에 클릭. 
분명히 초보는 아닌데 그렇다고 연주가 좋지도 않다. 음정은 되게 정확하고 비브라토도 굉장히 풍부한 것처럼 들리는데 
악보대로 연주를 안 하고 자기맘대로 연주하는 느낌...? 게다가 속도가 너무 빠름. 
그런데 음정 정확하고 손가락 돌아가는 수준이니 분명 초보는 아님.
근데 활쓰기 엉망. 이쁜 소리를 내려고 노력하기는 커녕, 
일렉기타 째지는 소리까지 나고 완전 바욜린이 폭행 당하는 것 같은 느낌으로 엄청나게 그어댄다.
그러고 보니 댓글들도 '또 왔냐....'는 식. 궁금해서 그 회원이 올린 다른 영상들을 봤다.
영상으로 올린 연주곡들이 레퍼토리가 엄청나게 화려하다. 죄다 전공생들이나 할 법한 고난이도의 곡들.
2009년에 올린 영상이 가장 첨 올린 영상이라 그 영상을 봤는데 
5년이나 지난 후인 2014년 엊그제 올린 영상과 전혀 실력 차이가 없다.
이 회원이 올린 영상들 몇 개를 보다 보니까 회원들끼리 여러 의견들이 오갔던 적도 있다. 
댓글이 50개가 넘어가는 경우도 있었다.
"왜 악보대로 연주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으시는지 궁금합니다.
보잉이니 핑거링, 쉼표의 길이 등등 악보에 있는 디테일들이 전혀 지켜지고 있지 않아서요.
곡을 연주하실 수 있는 테크닉이 모자라시지는 않는 것 같은데, 올리실때마다 관심있어서 클릭해보고는 후회하게 되네요.
나아지기를 바라는 관심회원들의 기대에도 부응해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이 것은 오히려 취미로 하시는 분들이라면 절대적으로 지양해야할 모습입니다. 매우 위험해요. 그냥 슬퍼요. 
모두 훌륭한 선생님을 만나 正道를 걸으시기를 빌겠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에 속으시면 안됩니다. 
이렇게 하는 아마츄어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속 빈 강정입니다. (피아노는 더 많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도 그중 하나인데요. 이분은 더 심하네요. 다른분들은 모르겠으나 전 듣기도 불편합니다.
모두 겉만 번지르르 한 소리가 아닌, 듣는 이로부터 다시 듣고 싶게하는 소리를 낼 수 있도록 정진하길 기도합니다."
"
위 댓글 중 하나를 쓰신 회원은 내가 전에 예당 공연 보고 와서 앵콜곡 제목을 몰라서 
피아노 5중주, 도입부에 다다다 스케일로 시작, 딱 요 두 가지 단서만 제공했는데도 곡명을 맞추신 엄청난 전문가 분 ㅋㅋㅋㅋ
초보인 내가 듣기에도 이건 아니다 싶다. 바욜린 연주를 이렇게 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알고 보니 이 회원은 바욜린을 20년쯤 했단다. 근데 레슨을 어느 순간부터 안 하고 혼자 독학을 했다고 하고,
현재 아이들 레슨을 봐주기도 하는 비전공생. 
카페에서는 비전공자는 레슨을 하면 안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 이건 나도 100% 동감.
전문 교육도 받지 않은 취미생이 레슨을 하다니...O_O 
더구나 이런 실력의 취미생한테 누군가 레슨을 받는다니 끔찍하다. 구해주고 싶을 정도로...
초보인 내가 보기에도 보잉이 이건 완전 잘못돼 있다. 
분명 음정은 매우 정확하고 테크닉도 고난이도 바협을 할 수준이긴 한데 
왜 그런 식으로밖에 연주를 못하는 걸까?? 보면서 너무 안타까움. 
옆에서 누가 봐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그 지경에 이르진 않았을텐데.
가끔 아직 2, 3년 된 초보취미생들이 '바욜린을 독학으로 해도 되느냐?' 또는 
'나는 독학으로 하고 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의 회원들(전공자도 포함)이 독학에 대해서 '노!'라고 말한다.
피아노는 혹시 독학이 가능할 지도 모르겠지만 바욜린은 절대 독학을 하면 안 되는 악기인 거 같다. 
처음에 잘못 배우고 익히면 나중에 돌이키기 어렵다.
이 비전공취미생의 연주 영상을 보면서 음정 정확하고 비브라토 풍부해서 부럽다기 보다는 
난 절대 저렇게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서 저를 지난 3년 여간 지도해주신 쌤께 무한 감사를 ㅋㅋㅋ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