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스즈키로 돌아갔다!!!
오케는 관뒀다. 속이 다 시원!! 몇달을 고민고민하다가 이제 더 이상은 안되겠다 싶어서 그냥 중도에 관두기로 했다.
근본적으로 이건 내 취미활동이고 나 즐겁자고 하는 건데 내가 즐겁지 못하다면 관두는 게 맞는 거 같아서 관뒀다.
아마 앞으로 다시 오케를 할 날이 있을까? ㅋㅋㅋ
오케 프로그램 곡 딱 반을 배운 이 시점에 이를 때까지 버텼는데 앞으로 반 더 하고 5월에 공연 다 한 후에 관둘까를 몇번이고 고민하다가
그 때까지 참으면서 하는 것도 좀 우습단 생각이 들더라. 이건 나 즐겁자고 하는 취미활동인데 왜 내가 참으면서 꾸역꾸역? ㅋㅋㅋ
많이 늦었지만 그래도 더 늦기 전에 다음 곡 들어가기 전에라도 빨리 그만 두는 게 낫겠다 싶어서
쌤한테 말씀 드리고 다시 스즈키 진도를 나가기로 했다.
막상 관두고 나면 좀 시원섭섭할 줄 알았다. 근데 섭섭은 온데간데 없고 시원하기만 ㅋㅋ 내가 엄청 하기 싫었었구나 싶어 나 스스로도 놀람.
1회, 2회 때만 해도 그게 벌써 몇 년 전인가...2년 전쯤이던가? 처음 오케라는 걸 경험하는 거라서 마냥 신기하고 재밌었다.
못 해도 어차피 배운 년수도 그 당시엔 지금보다 더 초보였으니 오케를 하는 것이 내게 이로웠다.
지금은 좀 사정이 다르다. 하이포지션, 비브라토, 이런 걸 마구마구 훈련해도 모자랄 판에
2바욜 하느라 짧고 동일한 음 빠르게 벅벅 긋는 거, 거의 1포에서 머무는 음정... 이런 건 지금 내 상황에선 전혀 도움이 안 된다.
1달에 한 번 있는 오케 연습만 갔다 오면 정말 그 때부터 관두고 싶다는 생각만 모락모락 났었다. 몇 달을 참고 버티다 결국 시원하게 빠이~
취미활동 하면서 스트레스 받는 건 바보짓이지 ㅋㅋㅋ 이젠 오케를 한다고 해도 정말 잘 하게 됐을 때,
더 이상 집중훈련이 필요치 않은 원숙한 단계에 이르렀을 때 다시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난 아직 내 실력도 불안불안한 상태.
진짜 거의 1년? 2년 만에 다시 스즈키 책을 펼쳤다. 나도 내가 어디까지 진도 나갔는지 가물거렸는데 쌤이 책을 훑어 보시면서
쌤의 연필 흔적이 없는 깨깟한 페이지를 펼치심 ㅋㅋㅋ 그래서 가보트로 다시 스즈키를 시작했다.
이 곡 뒤로 몇 곡 없더라. 내가 스즈키 6권을 진도를 그렇게 많이 나갔었나??!! 아직 6권도 제대로 못하는 실력인데...
라폴리아도 죽쓰면서 했던 기억만 가물가물 나는데...
어쨋든 그래서 가보트
이 꼬마 아이 참 잘한다~
레슨 때 처음으로 이 곡을 해보면서 그동안 오케 곡들이 나한테 얼마나 도움이 안 되는 거였나 싶은 생각이 든다.
물론 비전문가로서 내 생각이 틀렸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직접 해보면서 느끼기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스즈키 악보도 간만에 보니까 어렵게 느껴지더라는 ㅋㅋㅋ 그래도 초견으로 대충 이 곡의 반 정도를 했다. 물론 거북이 속도로 ㅋㅋㅋ
4년 넘게 배운 거 치곤 내가 되게 못하는 축에 속하지만 그래도 이젠 초견으로 그 정도는 해야겠지,
안 그렇다면 여태 배운 게 다 쓸데없는 일 한 셈이 될테니까.
이제라도 다시 스즈키로 돌아가게 되어 앞으로 오케로 보냈을 6개월 정도는 구제한 느낌이 든다.
내가 만약 내년 5월까지 쭈욱 오케를 했다면 나머지 곡들도 고속 보잉이 많았을 거 같고 포지션 이동도 별로 없는 단조로운 악보였을 거 같고
스즈키처럼 포지션 이동, 하모닉스 등등이 산재해 있는 멜로디가 아니라서 그게 과연 나한테 도움이 됐었을까 싶다.
이러다가 또 오케 하고 싶단 생각이 어느 날 불현듯 들지도 모르겠지만 제발 그런 일이 안 생기길 바랄 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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