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s+Design

[designdb + trend] 리미티드 에디션 2009.10.14

Eunice_t-story 2009. 10. 22. 17:20

출처: designdb

리미티드 에디션 
Limited Edition

왼쪽 : 벤자민 휴버트 ‘실험기구’
오른쪽 : 이스라엘 홀론디자인미술관, 론 아라드 디자인


전 세계 디자이너들의 축제인 런던 100% 디자인에서 최고 신제품상(Best New Product Award)를 수상한 

벤자민 휴버트(Benjamin Hubert)의 램프 ‘실험기구(Labware)’가 화제다. 신제품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고전적인 단순 기하학 형태를 유리 불기법(blowing)으로 제작한 후 코르크를 이용해 장식 아닌 장식으로 마무리 한 게 디자인의 전부다. 

그런데 이 제품이 2009년 국제 무대에서 신제품 디자인이라는 타이틀로 관심을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휴버트의 ‘실험기구’는 백 여 년 전, ‘모든 형태는 구, 원뿔, 원기둥으로 환원된다’고 했던 프랑스 미술가 세잔의 말을 떠올리게 한다. 

디자인 포트폴리오 사진을 보면 마치 한 점의 기하학적 추상 미술 작품을 보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기본적인 형태 만들기에 

심혈을 기울인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자연 소재의 사용과 장인적 제조 공정을 통한 절대 형태미의 창조가 최고상으로 선정된 

이유라 볼 수 있다. 그리고 유리 제품을 하나하나 직접 불어서 제조하는 수공예적 공정 때문에 이 램프는 한정판으로 제작된다. 


한정판으로 제작되는 디자인 제품을 우리는 종종 만나볼 수 있다. 브랜드의 특별 기획으로 출시되는 한정판 제품의 경우 

브랜드 이미지를 극대화함으로써 마니아층을 확실히 붙잡아 둔다. 한편 휴버트의 ‘실험기구’ 같은 개인 디자이너들의 한정판 제품은 

수공예적 공정 때문에 대량생산 제품에 비해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 비교적 제한된 시장에서 고가에 거래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브랜드 가치와 예술적 가치에서 모두 일정 반열에 오른 것으로 평가되는 디자이너들의 한정판은 

세계적인 경매 시장을 통해 예술품 콜렉터의 손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런던 100% 디자인이 휴버트의 ‘실험기구’에 열광한 이유는 그것이 한정판이기 때문이 아니라, 한정판으로 제작될 수 밖에 없는 

물리적인 공정상의 한계와 그 과정을 거침으로써만 보존이 가능한 미적 가치 때문일 것이다. 유사한 기능을 유지하는 경우 

대량생산 제품과 수공예 생산 제품 중 어느 편이 시장에서 우세할 것인지는 지켜볼 일이다. 


한정판 디자인을 가장 많이 만나볼 수 있는 곳은 아마도 디자인미술관일 것이다. 머지 않아 휴버트의 ‘실험기구’가 

콜렉션으로 전시될 지도 모르는 이스라엘의 홀론디자인미술관을 이번 기회에 미리 둘러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한정판 디자인으로 현재 세계 최고의 부가 가치를 누리고 있는 디자이너 론 아라드가 디자인 한 가장 큰, 

유일무이한 한정판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