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인스타에서 남으 그림들을 둘러 보다가 서양 만찢남 인물화를 봤다. 태그를 따라가다 보니 이 영화 얘기가 나옴.
드로잉들 대부분이 바로 이 영화의 한 장면을 그린 그림들이었다.
인물화 속 미소년이 나온 영화가 바로 이 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 1971년 영화. 음청 오래 된.
못찾을 줄 알았는데 클럽박스에는 진짜 없는 게 없구나. 자막까지 있어서 다운 받음.
영화는 이태리/프랑스 합작이고 영화에 사용된 언어만 무려 4개국어. 영어, 이태리어, 불어, 폴란드어.
70년대 초 영화이다보니 요즘 영화 같지 않은 구식의 낙후함(?)이 있지만 그렇다고 형편 없는 영화라는 말은 감히 안 나오는 영화.
굉장히 느리고 잔잔하고 대사도 별로 없는 조용한 영화. 음악이 거의 다했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 구스타프 말러 교향곡이 영화내내 흐른다.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5번 4악장 Adagietto
악 ㅠㅠ 소름 ㅠㅠ 뷰티풀 ㅠㅠ
이해 안 되는 장면도 많았고 대사로 설명도 안 해주는 다소 관객에게 불친절한 연출이었지만 말러 교향곡만 나오면 모든 게 오케이 ♡♡♡♡
이 영화에 등장하는 만찢남 미소년 캐릭터의 이름은 타지오(Tadzio).
루퍼스의 곡 Grey Gardens(2002년 앨범 Poses 수록곡)의 가사에 나오는 이름.
영화 보기 전에 미소년 캐릭터의 이름이 Tadzio 라길래 딱 떠오른 루퍼스 노래.
노래 속 Tadzio가 이 영화/원작소설 속 캐릭터를 가리키는 건진 몰겠다. 아닐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나 말고도 요래 연결지어 생각한 사람들은 있다. 다 루퍼스 팬들 ㅋㅋㅋ
::: 노래 가사 :::
[It's very difficult to keep the line between the past and the present. You know what I mean? - Quote from Grey Gardens Movie]
Honey I'm a roller concrete clover
Tadzio, Tadzio
Arm wrestle your mother
Simply over
Tadzio, over you
But beware my heart can be a pin
A sharp silver dragonfly
Trying to get my mansions green
After I've Grey Gardens seen
In between tonight and my tomorrows
Tadzio where have you been
In between tonight I know it's Tadzio
Tadzio don't you fight
Honey can you hear me
In between been dragging a dragonfly
Trying to get my mansions green
After I've Grey Gardens seen
Honey won't you hold me tight
Get me through Grey Gardens tonight
Tadzio, Tadzio
Tadzio, Tadzio
Trying to get my mansions green
After I've Grey Gardens seen
Honey won't you hold me tight
Get me through Grey Gardens tonight
Tadzio, Tadzio
Tadzio, Tadzio
이 영화의 원작소설은 토마스 만(Thomas Mann)이 쓴 [베니스에서의 죽음].
소설에서도 구스타프 캐릭터가 작곡가인진 몰겠다. 영화 속에서 구스타프 아센바흐 캐릭터는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에 loosely based 된 캐릭터. 영화 음악도 구스타프 말러 음악을 사용.
영화를 보기 전에 늙고 병든 작곡가가 어리고 예쁜 미소년을 사랑하게 되고 어쩌구 하길래
음악도 구스타프 말러 음악에, 영화 속 작곡가 캐릭터 이름도 구스타프 (아센바흐)여서
혹시 구스타프 말러도 동성연애자였나? 라고 무식하게 생각했었다.
말러가 동성연애자였다는 증거는 못 찾았다. 작곡가들 중에 간혹 동성애자가 있긴 하지만 말러는 아닌 듯.
이 영화는 제대로 알지 못하면 굉장히 오해하기 쉽겠다. 영화 내용은 딱히 동성애를 다룬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아름다움이란 과연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영화. 영화 속 대사가 많진 않지만 철학적인 대사들이 좀 있었다.
인상적인 대사 1
(모래시계를 보면서 구스타프가 말하는 대사)
모래가 빠져나가는 구멍이 너무 작아서 처음에는 위쪽에 든 모래가 전혀 줄어들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
모래가 줄어든 게 눈에 보이는 떄는 오직 마지막 뿐이야. 그 때까지는 생각할 가치가 없지. 마지막 순간이 올 때까지...
그 때가 되면 더 이상 시간이 없어. 더 이상 생각할 시간이 남아 있지 않은 거야.
당시 영화 트레일러. 어머, 이런 복고스런 트레일러 첨 본다. 그 시절 트레일러는 요랬구나.
요 트레일러에 모래시계 대사 부분 쪼끔 나온다.
인상적인 대사 2
(알프레드와의 대화 - 장면은 호텔 식당. 구스타프는 혼자 식사를 하면서 타지오가 일행과 식사하는 모습을 지켜봄)
알프레드: 자네는 정말 아름다움이 노력의 산물이라고 믿나?
구스타프: 그래. 그렇게 믿어.
(구스타프, 타지오를 바라본다. 타지오 얼굴이 화면에 나옴)
알프레드: 아름다움은 그렇게 태어나는 거야. 그렇게 자발적으로 자네와 나의 노력같은 건 완전히 무시한 채.
그건 예술가의 재능보다 먼저 존재하는 거야.
그러니까 이 장면은 구스타프가 이전에 알프레드와 했던 대화를 타지오를 보면서 떠올리는 것.
호텔 투숙객들이 저녁 식사 시간을 기다리며 로비에서 음악을 듣고 있을 때, 구스타프 눈에 딱 띤 타지오. 만찢남의 결정체.
비현실적 미모다. 70년대 십대였으면 지금은... 1955년 스웨덴 스톡홀름 출생. 이름은 비요른 안데르센. 영화 당시 16세.
촬영 때 스탭들, 감독과 게이클럽에 간 적이 있다고. 영화 스탭 대부분이 게이였다고 함.
어린 나이에 게이 클럽에서 자기를 바라보는 시선들이 되게 불편했다고 회상. 좀 무서웠겠다. 비요른 자신은 straight 인데.
비요른 then & now
비요른 안데르센 캐스팅 당시 영상인가 보다. 캐스팅 당시엔 15살?
불어와 이태리어가 난무하는 영상. 감독이 불어도 잘 하는 듯?
비요른은 이후에도 연기를 계속 한 거 같다. 지금도 하는진 몰겠고. 이 영화에선 딱히 연기랄 것도 없었던 거 같다.
비요른은 자신의 커리어가 '정상에서 시작해서 계속 하향곡선을 탄 예'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인상적인 대사 3
(장면- 구스타프 혼자 방에서 자다가 악몽에서 깨어남)
알프레드: 자네는 고결함을 갖고 있지 않아. 고결함은 순수의 선물이지. 자네 같이 나이 든 사람이 힘들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냐.
이 세상에서 나이 든 것만큼 순결하지 못한 것도 없어.
되게 서글퍼지는 대사네 ㅋㅋㅋ ㅠㅠ
::: 마지막 장면 :::
흘러내리는 저것은 아마도 염색약?
잔잔, 조용, 대사도 별로 없었지만 의상이나 미술장식 쳐다보느라 딱히 되게 지루하다는 느낌은 못받았다.
유툽영상 댓글 중에 흥미로운 내용 하나:
I've always ascribed the themes of this book to something other then how it's original inspiration came into being.
As it happens Tomas Mann was conflicted by his homosexuality all his life.
On a trip to Venice with his wife and brother he became intensely infatuated with a Polish youth there with his mother and sisters.
The main protagonist here bares a strong physical resemblance to the Russian ballet impresario Sergei Diaghilev who himself was infatuated with teen age male youths, and had taken his lovers to this very hotel where the story takes place. This is no accident,
Mann knew all about Diaghilev, and Diaghilev himself bought copies of the book for his friends.
The director here Visconti was homosexual himself, and his treatment of Death in Venice glorifies the beauty of male youths
far more then even Mann had intended. In fact, if it wasn't for Visconti's wealth and nobility this film would have probably never been made.---------------------------- 이게 사실인진 몰겠으나 왠지 말은 되네.
위 댓글에 언급된 인물(러시아 발레단장/공연기획자) 세르게이 디아길레프(Sergei Diaghilev)의 모습.
어머 진짜 닮았네 ㅋㅋㅋ 이 사람은 실제로 어린 남자들을 좋아했고 영화에 나오는 호텔에 실제로 애인들을 데려가기도 했다고 한다.
영화 속 구스타프의 모습이 이 인물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
토마스 만은 이 인물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디아길레프는 소설이 나오자 책을 사서 친구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고 함.
***
아래는 위키백과 내용. 위의 코멘트 내용은 사실인 듯. 게다가 위키백과 내용은 좀 더 충격적이네.
Mann's diaries reveal his struggles with his homosexuality, which found reflection in his works, most prominently through the obsession of the elderly Aschenbach for the 14-year-old Polish boy Tadzio in the novella Death in Venice (Der Tod in Venedig, 1912).
Anthony Heilbut's biography Thomas Mann: Eros and Literature (1997) uncovered the centrality of Mann's sexuality to his oeuvre. Gilbert Adair's work The Real Tadzio (2001) describes how, in the summer of 1911, Mann had stayed at the Grand Hôtel des Bains on the Lido of Venice with his wife and brother, when he became enraptured by the angelic figure of Władysław (Władzio) Moes, a 10-year-old Polish boy (see also "The Real Tadzio" on the Death in Venice page). Mann's diary records his attraction to his own 13-year-old son, "Eissi" — Klaus Mann: "Klaus to whom recently I feel very drawn" (June 22). In the background conversations about man-to-man eroticism take place; a long letter is written to Carl Maria Weber on this topic, while the diary reveals: "In love with Klaus during these days" (June 5). "Eissi, who enchants me right now" (July 11). "Delight over Eissi, who in his bath is terribly handsome. Find it very natural that I am in love with my son ... Eissi lay reading in bed with his brown torso naked, which disconcerted me" (July 25). "I heard noise in the boys' room and surprised Eissi completely naked in front of Golo's bed acting foolish. Strong impression of his premasculine, gleaming body. Disquiet" (October 17, 1920).
Handling the struggle between the Dionysiac and the Apollonian, Death in Venice has been made into a film and an opera. Blamed sarcastically by Mann's old enemy, Alfred Kerr, to have made pederasty acceptable to the cultivated middle classes, it has been pivotal in introducing the discourse of same-sex desire into general culture. Mann was a friend of the violinist and painter Paul Ehrenberg, for whom he had feelings as a young man (at least until around 1903 when there is evidence that those feelings had cooled). The attraction that he felt for Ehrenberg, which is corroborated by notebook entries, caused Mann difficulty and discomfort (given the cultural values of the time) and may have been an obstacle to him marrying an English woman, Mary Smith, whom he met in 1901. In 1950, Mann met the 19 year old waiter Franz Westermeier, confiding to his diary once again this, once again love". In 1975, when Mann's diaries were published, creating a national sensation in Germany, the retired Westermeier was tracked down in America: he was flattered to learn he had been the object of Mann's obsession, but also shocked at its depth.
Although Mann had always denied his novels had autobiographical components, the unsealing of his diaries revealing how consumed his life had been with unrequited and sublimated passion, resulted in a reappraisal of his work.
토마스 만이 가족과 여행 중에 우연히 보고 반했었다는 10세 폴란드 소년 Władysław (Władzio) Moes.
소설 속 Tadzio의 모델이 됐다고 알려진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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