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 받아 놓고 까묵고 있다가 드뎌 봤다. 영화 본편 시작하기도 전에 먼저 꽂혔던 것은 바로 폰트 ㅋㅋㅋ
내 녹슨 감으로는 Helvetica Condensed? 아니면 Akzidenz Grotesk?? 계열의 폰트인 거 같긴 한데 정확히는 무슨 폰트인진 몰겠다.
워낙에 비슷하게 생긴 폰트들이 많아서. 폰트가 이 영화의 시대 배경과도 묘하게 잘 어울리는 듯.
Sans Serif는 분명 현대적인 느낌을 주는데도 묘하게 50년대 배경의 이 영화와도 잘 어울린다.
나에겐 두번째 토드 헤인즈 영화. 첫 영화는 벨벳 골드마인. 아마도 그래서 이 영화를 보면서 좀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을 수도 있다.
벨벳 골드마인은 비주얼과 오디오가 완전 현란하고 자극적이고 블링블링 빤짝빤짝. 벨벳 골드마인은 글렘롹 영화였으니 그런 게 당연.
그에 비해 캐롤은 심심하다고 느껴질만큼 잔잔하다. 뭔가 쎈 반전이 있을까 하면서 봤으나 그런 건 없었다.
막장스럽고 자극적인 내용은 전혀 없는 잔잔한 영화. 원작소설이 궁금해진다.
근데 토드 헤인즈는 항상 이런 동성애 코드 영화를 만드는 것은 아닐텐데 어째 내가 본 이 분 영화 두 편이 모두 동성애 코드 영화네.
폰트도 이쁘고 컬러도 이쁨.
두 여배우의 캐미도 참 좋았음.
영화를 보면서는 솔직히 좀 지루했다. 그리고 어떻게 두 여자가 저렇게 갑자기 서로에게 빠져들 수 있는 건지 좀 억지스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근데 다 보고 나니 형편없는 영화를 보며 시간 낭비 했다는 생각은 또 안 든다.
원작 소설에서는 에비 캐릭터에 대한 얘기도 좀 더 나오고 캐롤과 테레즈 캐릭터에 대한 내용이 좀 더 깊이 있게 다뤄졌다고 하는데
원작 소설을 뛰어넘는 영화가 과연 몇 편이나 있을까. 끽 해야 두세 시간인데 그 안에 몇 백 페이지 내용을 다 꾸겨 넣을 순 없는 노릇.
이 스토리로 21세기 배경의 영화였다면 과연 이런 감흥이 있었을까. 아마도 좀 다른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시대 배경이 복고스럽고 비주얼이 아름다운 것도 한 몫 한 거 같다. 의상이나 헤어스타일, 차 보는 재미도 있었다.
마지막 장면은 나름 해피엔딩(?)을 암시하는 거였겠지?? 캐롤이 아이를 버리고 테레즈를 선택한 것으로 생각되진 않는다.
감독의 의도도 분명 그건 아니었을 거라 본다.
이 스토리의 배경이 21세기였다면 레즈비언이라는 것 자체가 50년대와는 좀 다른 상황이었을 것이다.
그 시대에는 정신적 문제가 있는 것처럼 여겨져서 캐롤이 정신과 상담까지 받아야 했을 정도였으니.
지금 같으면 그런 것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을 일도 없을 것이고, 양육권을 뺏으려는 일도 없었을테고.
당시 시대적 배경을 고려할 때 캐롤은 딸을 위해서 양육권을 포기했단 생각도 들고 테레즈도 사랑했기 때문에 최선의 선택을 한 것 같다.
루니 마라는 헤어스타일 때문인지 오드리 헵번 같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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