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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bo

Eunice_t-story 2009. 7. 7. 03:31
아~주 오래 전에 영화 Cruel Intentions를 보면서 마지막 장면에 나오던 음악이 꽤 괜찮다고 생각했었지만 
그룹이 누군지 그런 걸 제대로 챙길 정도로 부지런하진 못했다.우연히 최근에 그 노래가 Placebo의 노래라는 걸 발견하고는 
본격적으로 Placebo의 음악과 동영상을 유투브에서 닥치는 대로 듣고 보던 중, Placebo의 내한 공연 소식을 접하고는 
냉큼 표를 사지는 않았고 잠시 고민을 했다... 물론 알고보니 플라시보는 20대의 팔팔한 젊은이 밴드는 아니었고
(새로운 드러머 '뉴티브(new Steve)' 덕분에 밴드 멤버 평균연령이 엄청 낮아지기는 했을 것이다)
벌써 15년이나 된 연륜 있는 밴드였다. 내가 왜 이 밴드에 대해 전혀 몰랐을까 나름 곰곰히 생각해 본 결과,
밴드가 결성되어 한창 인기 절정을 때리고 있을 즈음, 나는 뉴욕에 있었다. 
이번에 유투브에 있는 플라시보 동영상들을 보다보니 별의별게(정말, literally 별의별거..) 다 있는데,
미국 공연 동영상도 쫌 있더라... 근데 플라시보가 그들의 첫 히트곡이었던 그 유명한(!) Nancy Boy를 부르는데도
관객석 사람들은 어째 꿈쩍을 안하더군...(심지어 객석에 빈자리가 반이었던 이 동영상은 보다가 가슴아파 더 이상 보지 못했다...)

줏어들은 바로는 미국에서는 아직도 플라시보를 그냥 인디밴드 쯤으로 생각한다나, 뭐라나...
물론 이 동영상 하나만 가지고 판단할 순 없겠지만, 플라시보가 유일하게 큰 인기를 얻지 못한 곳이 미국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플라시보의 음악은 들으면 들을수록 빠져들게 되고, 플라시보의 리더인 브라이언 몰코는 보면 볼수록 매력이 넘친다.
눈이 어쩜 그리도 예쁜지... 게다가 라이브 실력은 또 어찌 그리 대단한지...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나는 이번 내한공연 표를 샀다.
유투브에 떠 있는 도대체 전부 몇 개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라이브 동영상을 보면서, 
직접 내 귀로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

앨범 버전보다도 우월한 라이브 실력은 유투브 동영상을 통해서도 알 수 있었다.
동영상이 이런데 직접 가서 들으면 어떻겠어... 완전 감동일 것임...ㅜ.ㅜ
나야 플라시보를 제대로 알고 관심 갖게 된 지 얼마 안 됐지만,
이전부터 플라시보를 좋아하던 팬들은 플라시보의 예전 모습을 많이들 그리워하는 것 같다.
나두 이것저것 보다보니 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 때의 몰코씨 모습이 가장 맘에 든다.
비리비리 말라가지고 생긴 건 기집애 같이 생겼는데 왜 그 모습이 그렇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건지 도저히 아리송...
그러나 나만 그런 게 아니므로 분명 몰코씨는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는거다.
사람은 누구나 퇴폐적이고, 어둡고, 연약한 모습에 끌리게 되는 것 같다.

몰코씨가 바로 그 전형적인 케이스가 아닐지... 몰코씨 어떤 동영상 보면 성깔 꽤나 있던데...
유투브에 보다보니 이태리의 한 방송출연 때 완전 막판에 깽판치는 동영상이 있다.
라이브가 뛰어난 밴드를 립싱크를 하라하니 깽판을 칠 수 밖에... 립싱크 막판에 기타를 내리치더군...^^
게다가 클로스업 카메라에 가운데 손가락 확실히 올려주시는 센스! ㅋㅋㅋ
하지만 그러면서도 왠지 연약한 모습도 함께 갖고 있다.
알려져 있는 가족과의 문제, 어린 시절 왕따였다는 얘기 등등...

아픔을 겪은 사람, 아직도 그 아픔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의 연약한 모습이 있는 것 같다. 
게다가 유럽에서, 그것도 남자인데, 키가 참 짧다...ㅋㅋㅋ
어디에는 키가 170이고 또 어디에는 168...ㅋㅋㅋ 뭐 2cm 차이지만서도...^^ 그래도 매력덩어리!^^
플라시보는 초창기 앨범부터 주욱 듣다보면 참 음악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은 것 같다.
심지어 어떤 외국 네티즌이 인터넷에 썼던 말이 생각난다.
'플라시보는 누구나 좋아할 수 있다. 각 앨범마다 칼라가 달라서 자기 취향에 맞는 앨범을 고르면 된다'고...
대부분의 플라시보 팬들이 이전 앨범들과 최근 신보를 비교하면서,
플라시보의 밝아진 모습에 당혹스러워 하는 것 같다. Meds를 좋아하는 팬들이 참 많은 것 같다. 

물론 이건 그냥 개인적으로 여기저기 보다보니 드는 막연한 생각이지만...
과거 앨범들을 듣다보니 나도 역시 신보보다는 이전 앨범들이 쫌 더 좋게 느껴진다.
물론 신보에서도 듣다보니 좋아지는 노래도 있다. 나는 어찌 보면 몰코씨와 동년배이다. 
그래서 몰코씨가 청소년 시절 들었던 음악들을 나도 들으며 자랐다. 나도 The Cure와 Depeche Mode를 들으며 자랐다.
물론 유럽에 살던 몰코씨완 좀 상황이 달랐지...^^

중고딩시절 난 동네 레코드점에서 당시의 '어둠의 경로'를 통한 해적판 LP를 사서 들었다.
그리고보면 내가 플라시보를 좋아하게 된 데는 그것도 어느 정도 작용하지 않았을까...
플라시보 곡들을 듣다가 어! 이거 딱 Cure다, 하는 곡(You don't care about us)도 있었고,
어떤 리믹스 곡(Ion)은 듣다보니 Depeche Mode의 곡(Strange Love)을 리메이크한 것 같기도 했다.
(Depeche Mode의 I Feel You를 불렀던 걸로 봐서 리메이크 가능성이 많은 듯...
근데 I Feel You는 몰코씨에겐 죄송한 말씀이지만 David Gahan씨 목소리로 들어야 역시 제맛...
차라리 Somebody 처럼 마틴 고어씨가 불렀던 곡들을 리메이크 해보심이 어떨지...)

Kate Bush의 Running up that hill이 빌보드챠트에 올라있을 당시 나도 그 노래의 독특한 분위기를 좋아했다.
(요건 개인적으론 플라시보 버전이 더 땡김^^)
플라시보가 Running up that hill 같이 80년대 올드팝을 플라시보스타일로 새롭게 마이마이 리메이크해줬으면 싶다.^^
얘기가 나온김에 다시 한번 기억을 더듬어 보자... 당시 중고딩이었던 나는 AFKN 라디오 프로그램을 즐겨 들었었다.
유독 한 라디오 프로를 꾸준히 들었던 거 같은데, 그 프로에선 미국 팝송보다는 
영국 락밴드 음악을 더 많이 틀었던 거 같다. The Cure, Fixx, The Smiths, Depeche Mode 등등...

물론 나두 Wham!이나 마돈나를 좋아했지만, 한 편으론 요런 브릿 락음악에 더 끌렸다.
Anyway, 몰코씨의 인터뷰를 이것저것 읽다보니, 왠지 좋아하는 것이 같을 땐 괜히 혼자서 즐겁다...ㅋㅋㅋ
The Cure, Depeche Mode, PJ Harvey를 좋아하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인 파트릭 쉬스킨트의 [향수]를 몰코씨도 좋아한다.

플라시보의 매력 중에 내가 가장 끌리는 부분은 바로 몰코씨의 보이스.
원래 가는 남자 목소리 별로 안 좋아해서, Depeche Mode의 보컬이나, 펄 잼의 보컬 같이 
살짝 허스키하면서도 매우 굵은 보이스를 선호하는 편인데, 몰코씨는 전혀 그 스펙에 들어맞질 않는다. 근데 왜 좋은 거지...
게다가 몰코씨의 불어 인터뷰를 보고는 또 한번 감동을...ㅜ.ㅜ 불어공부 다시 시작하게 만드는 몰코씨...
학교 다닐 때 불어 배우면서 '우씨, 뭐 말을 이렇게 어렵게들 하고 살까' 생각했건만,
몰코씨가 불어를 하니 완전 불어의 아름다움 재발견!

대학 4학년 때 잠시 패션공부를 해보겠다고 사전답사차 파리에서 1달 동안 혼자 지내면서도,
여긴 아니다... 생각하며 포기했었건만...
몰코씨의 뷰티풀 불어 때문에 몰코씨가 불어로 부른 노래들도 인터넷에서 한 두개 줏어모았다.^^

이 곡은 Burger Queen의 불어버전


영어가 좀 되는 프랑스 네이티브가 이 불어 가사를 놓고 딴지를 쫌 거는 글을 읽었었다.
영어 가사에서의 느낌이 불어에서 그대로 살려지지는 않았다고 하더군...
예를 들면 영어에서 혈색을 뜻하는 complexion이 불어에선 좀 다른 뜻이라나, 뭐라나...
심지어는 '과연 불어버전을 불어권 팬들 앞에서 부를 배짱이 있을라나 모르겠다'고 까지 했다.
봐라, 룩셈부르크에서 불렀거든? 이 노래는 처음엔 그 구슬픈 멜로디에 한 번 뿅가고,
가사의 내용을 알고는 몰코씨의 천재적 작사실력에 또 한 번, 그리고 그 아름다운 보컬과 뷰티풀 불어버전에 또 한 번...
몰코 자신이 이 곡과 My Sweet Prince가 플라시보 곡들 중 아마도 가장 슬픈 곡들이라고 어느 인터뷰에서 말했다 한다.
몰코씨도 트윈픽스 봤었나봐...ㅋㅋㅋ 나두 오래 전에 열심히 봤었는데...ㅋㅋㅋ
룩셈부르크의 팬들이 이 노래를 들으면서 공감을 얼마나 했을지 궁금하다.^^ 슬픈 goth 청년이었던 몰코씨...ㅜ.ㅜ

말 난 김에 슬픈 노래 한 곡 더: My Sweet Prince
이 노래는 전여친이 몰코씨로부터 헤어짐을 통보 받고 자살시도하려 했을 때 몰코씨 집에 와서 
My Sweet Prince. You are the one. 이라고 벽에 썼다는 얘기가 떠돌던데 그게 사실인지,
아니면 마약과의 관계를 노래한 거라는 얘기가 사실인지 모르겠다.
어쨋든 저 거부할 수 없는 퇴폐적이고, 몽환적인 섹쉬함! 저렇게 담배를 피면서도 아직도 목소리가 유지되는게 신기할 따름...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이런 모습을 볼 수 없을 거 같다는 아쉬움이 있다.
이전과 달리 이제는 무대에서 Sfefan과 오묘한 짓도 안 하고, 음악에 더 비중을 두는 듯 하다.
뮤지션으로서 나름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함...
Stefan과 혀 낼름거리며 장난치거나 무대 위에서 키스하는 동영상, 충격적이긴 했는데,
보면서도 '흠, 둘이 나름 잘 어울리네'라고 생각한 straight 여자는 과연 나 혼자 뿐일지...-.-
플라시보의 오랜 팬들이 옛날을 그리워하는게 이것저것 뒤늦게 찾아보다보니 어느 정도 공감이 간다...^^
벌써 4살 된 아들(코디)이 있는 몰코씨... 팬들은 몰코씨가 애아빠 됐다는 사실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ㅋㅋㅋ
역시 몰코씨도 사람이라 나이 들어가는 거다...

코디 엄마와 함께 찍은 사진
베트남인지, 태국인지 하여간 그 쪽과 혼혈이라는데, 게다가 68년생으로 연상!
몰코씨가 음악도 좋고, 맨날 보고 있어도 이쁠 거 같긴 한데,
같이 사는 사람이 엄청 성격 좋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왠지 모르게 든다...
그런 점에서 헬레나는 아마도 마음이 넓고 지혜로운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동거한다고 들었는데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다. 
몰코씨도 이제 정착해서 좋은 아빠 노릇하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ㅋㅋㅋ
마지막으로 약간 야사시한 라이브 동영상. 화면보다는 사실 내 생각엔 오디오가 쫌 더 야사시함. ^.^
그래도 불어로 부른 노래라 좋음...^^ 예전에 파리 연수 갔을 때 친구 집에 가서 친구 부모님과 다같이 점심을 먹다가 
입에 있던 거 목이 걸리는 줄 알았다. 이유인즉 TV에서 요플레 광고가 나왔는데 여자가 상반신 누드...-.-
길거리엔 포르노 잡지가 애들 다보라고 버젓이 가판대에 걸려있질 않나...
참 달라도 너무 달라서 충격이었다. 뭐 이 정도 노래는 프랑스인들 수준에선 간에 기별도 안 가는 수준이지 않을까...?^^
몰코씨 눈화장 안 한 모습도 나름 예쁘다. 진짜 몰코씨 속눈썹은 가히 예술.

Asia Argento와의 두엣곡: Je t'aime Moi Non Plus

8월 공연이 어떤 공연이 될지 너무 궁금하다. 라이브 공연이라곤 당췌 태어나서 거의 가본 적이 없다.
이전에 가본 공연이라곤 80년대 듀란듀란 콘서트가 전부 -.- 그 때 완전 깔려 죽는 줄 알았고, 카메라도 깨졌고 
별로 기억이 좋질 않아서 라이브 공연 자체에 대한 약간의 거부감이 있었다.
당시에는 듀란듀란의 음악을 들으러 갔다기 보다는 꽃미남들 얼굴 보려는 목적이 더 있었으나, 
너무 멀어 안 보여서 무지 짜증났던 기억이 있다...ㅋㅋㅋ
라이브 콘서트라는 것의 개념정리도 안 된 상태에서 보러 갔으니 실망한 게 당연하다.
근데 플라시보가 라이브의 매력을 알게 해준 것 같다. 물론 아직까지는 유투브 동영상으로만...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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