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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디토 페스티벌 - 앙상블 디토 시즌 9 <슈베르티올로지> 6월 30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Eunice_t-story 2015. 7. 1. 10:25


2015 디토 페스티벌이 끝났다. 이미 9년이나 된 페스티벌이지만 난 올해 첨 알게 됐고 가봤다. 
처음 시작할 때 10년 계획으로 시작했고 앞으로 더 할 지는 10년 해보고 결정할 거라던데...맞나? 
관객호응도로 결정한다면 아마 계속 쭈욱 하게 되지 않을까..^^




이번에 공연 보면서 처음 해본 게 있다. 바로 빨간 방석! 

똭 바욜린 연주자를 정통으로 가리길래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바로 가져 옴. 뒷사람이 안 보이든 말든 

일단 내가 안 보이는 게 더 시급.
다행히 뒷사람은 암쏘리 없어서 난 쭈욱 빨간 방석 신세 ㅋㅋㅋ


처음으로 앉아봤는데 푹신하니 좋았다. 근데 아그들이 이거 깔고 앉는다고 잘 보일 거 같진 않더라. 

방석을 2개쯤 깔고 앉는다면 모를까...
나 정도 돼야(난쟁이 어른 -_-) 시야 뻥 뚫리고 잘 보이는 거 같다. 방석효과 굿!



프로그램 첫곡은 유툽에서 노부스 콰르텟 연주로 여러번 돌려봤던 바로 그 곡.
여러 영화에 쓰이고 있는 그 유명한 피아노 3중주의 2악장도 직접 생으로 들었다. 
울나라 영화<해피엔드>에도 나왔고 이번에 국내 개봉예정(벌써 했나?)인<미스 줄리>트레일러에서도 이 곡이 흘러나왔다.
물론 귀에 익은 멜로디는 전체 2악장 중에 일부이긴 한데 4악장에서도 같은 주제가 드문드문 반복되더라.
이번 공연에서 또 처음 경험하는 게 있었으니 바로 바욜린 연주자의 현이 연주 도중 끊어지는 걸 목격했다는 거!
활털 끊어지는 건 무대 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현 끊어지는 건 굉장히 드물지 않을까 싶다.
오케 협연 같은 경우에 솔로 연주자의 현이 끊어지면 재빨리 악장 바욜을 들고 하도록 돼 있다고 책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 경우는 실내악이라 ㅋㅋㅋㅋ 

프로그램 마지막 곡, 마지막 악장 연주 도중에 갑자기 스테판의 현이 뚝! 끊어졌다. 
스테판, 순간 당황했는지 앉은 채로 잠시 머뭇하다가 벌떡 일어나 인사를 하더니 박수를 받으며 무대에서 퇴장 ㅋㅋㅋ
무대 위에 덩그러니 남겨진 연주자들, 어찌할 바를 몰라 하면서 다 같이 관객과 함께 허허허허 ㅋㅋㅋ
제이 군이 갑자기 knock knock 을 외침 ㅋㅋㅋ 근데.... 저기.... 여긴 한국이거든요? ㅋㅋㅋㅋ
물론 이걸 아는 관객들도 있었겠지만 ㅎㅎㅎ
Knock knock
Who's there?
Interrupting cow
Mooooo~
ㅋㅋㅋㅋ 내가 듣기엔 이리 들렸는데... 맞나??
자기들끼리 jam도 하고 그러는 사이 스테판이 현 교체하고 다시 무대로 등장.
스테판은 우리말로 '다시 하겠습니다' 라고 했고 하던 4악장을 다시 첨부터 연주했다.
프로그램을 모두 마친 후 앵콜은 두 곡이었다.<아베마리아>,<군대행진곡>. 앵콜도 전부 슈베르트 곡. 
<군대행진곡>은 오래 전에 피아노 배울 때 책에서 본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이 공연에선 피아노 3중주로 연주했다.
첫번째 앵콜이 끝나고 연주자들이 무대 뒤로 퇴장한 후 용재오닐이 무대로 나왔고 
스텝들이 피아노를 옮기면서 다음 앵콜 준비를 했다.
용재오닐은 한국말이 '어렵고 힘들다'면서 영어로 유창하게 설명. 
9, 10월에 다시 슈베르트 음악으로 공연을 할 거고 기돈 크레머와 공연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검색을 해보니 10월 10일 대구에서 공연이 있다. 서울은....??)

두번째 앵콜 후 연주자 전원이 무대로 나와 인사했다. 
공연 후에는 사인회가 있었는데 이미 앵콜 때 공연장을 빠져나가는 사람들이 많았고 
역시나 공연 끝나고 나오니까 벌써 줄이 어마무시...

메르스가 시작될 때쯤 시작해서 메르스가 끝나갈 때쯤 같이 끝난 거 같네 ㅋㅋㅋ 
(용재오닐의 본토 발음으로는 머~얼~쓰 ㅋㅋㅋㅋ)
한달 간의 대장정을 마친 디토 페스티벌. 내년에는 10주년이라 의미가 남다를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