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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잘하는 배우 Ben Whishaw
Eunice_t-story
2009. 6. 4. 21:09
영국 배우 Ben Whishaw를 처음 알게 된 건 몇 년 전에 영화 [향수: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를 보면서였다.
책을 읽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런 기대도 없이 본 영화였는데, 보고 난 후 영화가 너무 좋았고,
그루누이 역을 맡은 Ben Whishaw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책을 읽고난 후 영화가 얼마나 책의 분위기를 잘 살렸으며,
Whishaw가 얼마나 그루누이 역을 잘 소화해냈는지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되었다.
책 속의 장 바티스트 그루누이는 살인자인 것은 맞지만 사악한 살인자는 아니었다.
살인자에 대한 올바른 표현은 아니겠지만
오히려 너무나 순진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이란 생각까지 든다.
Ben Whishaw는 책 속에서 튀어나온 그루누이의 화신 같았다.
살인자이면서도 미워할 수 없게 만드는, 오히려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Whishaw의 연기는 정말 강렬했다.
원래 영화 [향수]의 감독은 그루누이 역으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염두에 뒀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 보면 Ben Whishaw가 최적의 선택이었단 생각이 든다.
Ben Whishaw는 RADA(Royal Academy of Dramatic Art)를 가기 전에
커뮤니티 컬리지에서도 연극활동을 했었고, RADA 졸업 후에도 꾸준히 연극활동을 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이미 연극 무대에서 연기력을 탄탄하게 다진 준비된 배우였던 것.
연극무대에서 햄릿을 연기한 최연소 배우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
여러 비평가들로부터 '제 2의 로렌스 올리비에'라는 찬사를 들을 정도였다고 한다.
<Whishaw의 모교인 RADA 홈페이지>
<혹시나 해서 호기심에 졸업생 리스트에서 검색을 해보니 Ben Whishaw가 나왔다...ㅋㅋㅋ>
80년생이니까 올해 만으로 29세가 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서양인들처럼 겉늙어보이는 구석이 없다.
몸은 엄청나게 마른데다, 서양인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동안이다.
내가 좋아하는 또 다른 배우인 스코틀랜드 출신의 James McAvoy보다 겨우 한 살 어린데도,
McAvoy와 비교했을 때 훨씬 어려보인다.
Whishaw는 종종 인터뷰에서 자신은 헐리우드나 돈 많이 버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한다.
그저 연기를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어 연기를 한다고 말한다. 정말 타고난 배우인 듯.
Whishaw의 또 다른 연기하는 모습이 궁금해서 최근에 그가 출연한 영화들을 봤다.
물론 조연급이나 비중이 낮은 역을 맡은 영화도 있지만 주로 주연급의 비중있는 역을 맡은 작품들을 봤다.
My Brother Tom(2001), Brideshead Revisited(2008),
그리고 BBC에서 작년에 방영했던 TV 미니시리즈 Criminal Justice(2008).
My Brother Tom(2001)은 그야말로 충격적인 영화였다.
성적 학대를 받은 십대 소년소녀의 얘기를 그린 영화인데,
꽤 적나라하면서도 거친 장면들이 많았다.
도대체 그렇게 노출수위가 높은 장면들을 배우들은 어떻게 해내는 건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만 들 뿐...
Whishaw는 이 영화에서의 열연으로 독립영화제에서 신인배우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Brideshead Revisited(2008)에서는 부잣집 아들내미 Sebastian으로 나온다.
그는 사생활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게이라는 루머가 나돈다. 이 영화에서 세바스찬은 게이...
Whishaw에게 오래 된 여친이 있다고도 하고, 오래 된 남친이 있다고도 하고...
여러가지 소문이 무성하지만 정작 본인은 아무런 코멘트를 하지 않는다고.
사실 배우가 연기만 잘하면 됐지, 게이이면 어떻고, 또 아니면 어쩔건데...-..-
영국에서 Brideshead Revisited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한 텔레비전 시리즈가 있었는데,
그게 81년이었고 당시 Ben Whishaw는 1살...ㅋㅋㅋ
2008년의 영화 Brideshead Revisited도 텔레비전 시리즈가 촬영되었던 같은 장소에서 촬영되었다고 한다.
Ben Whishaw가 인터뷰에서 밝히기를,
영화를 위해 찰스 역의 Matthew Goode와 Sebastian의 엄마 역을 맡은 Emma Thompson과 함께
성당 미사에도 참석하고, 연기에 도움이 될만한 책도 함께 돌려 읽곤 했다고 한다.
Whishaw의 인터뷰 동영상들을 보면서 느낀 건,
참 서양인치고 성격이 조용한 거 같다는 것. 내성적인 듯, 수줍게 말하는 저 배우가
그런 폭발적인 연기력의 소유자라는 게 놀라울 정도이다.
또하나 인상적인 건 그의 헤어스타일! ㅋㅋㅋ
자다가 바로 나온 듯한 헝클어진 장발 헤어가 그에게 참 잘 어울리는 것 같다.
<Brideshead Revisited에서 Sebastian으로 분한 Ben Whishaw.
옆에 끼고 있는 Teddy Bear는 Sebastian의 트레이드 마크>
옆에 끼고 있는 Teddy Bear는 Sebastian의 트레이드 마크>
Criminal Justice(2008)에서는 무고하게 살인죄를 뒤집어 쓰고 감옥에 가게 된 21세 청년을 연기한다.
내가 최근에 본 이 3편의 작품에서 그는 그야말로 온 몸으로 열연한다.
노출 scene도 마다하지 않고...ㅋㅋㅋ
남자의 몸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가냘프고 여리여리하지만,
그의 눈은 좀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눈빛이 어딘가 모르게 야생적인 기운이 감돌면서 어떨 땐 광기가 보이기도 한다.
바로 그런 눈매로 하는 연기라 더 강렬할지도 모른다.
분명 몸무게가 나보다도 가벼울 것 같은 Ben Whishaw -.-
<가냘픈 몸매와 강렬한 눈빛을 가진 연기 잘하는 배우 Ben Whishaw!>
이번 칸느 영화제에서는 영화 [피아노]의 뉴질랜드 감독 Jane Campion이
영국의 요절시인 존 키츠의 러브스토리를 다룬 [Bright Star]로 경쟁부문에 올랐는데
Ben Whishaw가 바로 시인 존 키츠 역을 맡았다.
영국의 요절시인 존 키츠의 러브스토리를 다룬 [Bright Star]로 경쟁부문에 올랐는데
Ben Whishaw가 바로 시인 존 키츠 역을 맡았다.
<25세에 사망한 영국의 요절시인 John Keats로 분한 Ben Whishaw>
Preview 동영상만 보고도 너무너무 보고 싶은 영화! 개봉하면 꼭 보고 싶다...
Jane Campion과 Ben Whishaw의 [Bright Star] 관련 인터뷰 및 영화장면:
60년대에서 튀어나온 듯한 그만의 복고스런 패션분위기, 증말 멋찜! [I'm Not There]도 언젠간 꼬옥 봐야겠다...